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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27 17:30 수정 : 2006.12.27 17:30

<똘레랑스>

EBS, 내년 봄 개편때 폐지 방침…제작진·시민단체 안타까움

<교육방송>(EBS)이 내년 봄 개편에서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똘레랑스>(수 밤 10시5분~55분)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안팎에서 아쉬움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방송 편성기획팀 쪽은 “개편안 발표는 내년 2월 초중순께 한다”며 공식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똘레랑스> 폐지 방침은 구관서 사장 결재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봄 개편에 따른 방송은 내년 3월 시작되며, 최근 <똘레랑스> 제작진은 2월28일을 마지막 방송으로 통보받았다. <똘레랑스> 책임피디인 김이기 팀장은 26일 “봄 개편 편성안이 확정돼 <똘레랑스>를 폐지하기로 결재가 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똘레랑스>는 지난 2003년 9월 첫방송을 시작으로 3년 남짓 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장애인, 성적 소수자, 국제결혼 가정 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권침해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왔다. 빈곤층,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도 카메라를 들이댔다. 한국방송 등 지상파 3사의 시사프로그램에 견줘서도 대안 제시 등에서 차별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언론·인권단체로부터 받아왔다.

김이기 <똘레랑스> 책임피디는 “우리가 어떤 사안, 사람이나 그 사람이 속한 환경을 볼 때 한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자는 취지로 우리 사회 구조적 모순과 개선점을 죽 짚어왔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출자 중 한명인 조휘진 피디도 “우리나라처럼 분단상황에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며 섭섭함을 나타냈다.

내부의 조심스런 아쉬움 표명에 견줘 이 프로그램에 주목해왔던 언론단체의 비판 목소리는 강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구관서 사장 취임 뒤 이뤄진 첫 개편 논의에서 <똘레랑스> 폐지가 제기되는 데 대해 실망과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며 “시민들의 인권의식을 높이고 민주적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온 프로를 폐지하는 것은 공영방송 <이비에스>가 사회적 소임을 스스로 축소하는 셈”이라고 논평했다.

<똘레랑스>는 이달 초 소외층의 인권문제를 제기해온 노력을 평가받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제1회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강윤경 민언련 간사는 “<똘레랑스>는 소수자 인권 측면에서 다른 지상파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주제도 많이 다뤄왔다”며 “폐지할 게 아니라 이 프로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왔는지 제대로 평가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교육방송 김정기 편성기획팀장은 “장애인, 이주노동자, 저소득층 등 소외층을 다루는 유사 프로그램들을 독립 프로로 분산 배치하는 것보다, 함께 놓았을 때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개편의) 전체 맥락을 잘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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