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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17 17:40 수정 : 2007.01.17 17:40

KBS 수목드라마 ‘달자의 봄’

KBS 수목드라마 ‘달자의 봄’


3일 첫 전파를 탄 한국방송 2텔레비전 수목드라마 〈달자의 봄〉(밤 9시55분)은 30대 미혼 여성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연하남과의 로맨스, 삼각관계, 계약연애 등 식상하달 수 있는 설정을 세웠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 재미있고 현실적이다. 〈오! 필승 봉순영〉 〈안녕하세요 하느님!〉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의 톡톡 튀는 대사와 〈백설공주〉를 제작한 이재상 피디의 깔끔한 연출,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어우러진 결과다. 덕분에 〈내 이름은 김삼순〉 〈여우야 뭐하니〉가 그랬듯 30대 여성들의 공감을 얻으며 순항중이다.

지지고 볶는 서른셋 노처녀의 연애담

주인공 오달자(채림)는 일에서는 프로지만 연애에는 서툰 서른셋의 노처녀다. 직장 선배 고순애(김나운)의 말마따나 “무늬만 서른셋, 속은 꿈꾸는 판타지 소녀”다. 서른셋이 될 때까지 동화에 나오는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니 말이다. 그런 탓에 변변한 연애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 이름은 …〉의 삼순이나 〈여우야 …〉의 고병희처럼 오달자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 그의 생각이나 행동은 허무맹랑하지 않고 누구나 한번쯤 해봤음직한 것들이다. 달자 역을 맡은 채림은 “달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로, 20대에 꿈꾸는 환상적인 사랑을 30대에도 간직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오달자의 지지리 궁상인 ‘현실’과 동화 속 주인공 같은 ‘폼나는 로맨스 판타지’를 적나라하게 대비시킨다. 달자는 300만원을 내고 강태봉(이민기)과 계약 연애를 한다. 이를 위해 “전세 융자를 갚아야 하고 중고 할부를 내야 하는” 달자는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기꺼이 돈을 쓴다. 왜? 비록 가짜지만 폼나고 낭만적이니까. 그에게도 볕 들 날이 찾아온다. 6살 연하남 강태봉에 모든 걸 갖춘 백마 탄 왕자님 엄기중(이현우)까지 만난다. 상상 신에서는 왕자님 엄기중에게 먼저 키스를 하는 도발적 공주가 되지만, 현실에서는 고백을 했다가 거절당할까봐 걱정하는 소심녀다. 반면, 달자와 동갑이지만 전혀 다른 위선주(이혜영)는 연애나 일에서나 늘 당당하다. 선주 또한 달자처럼 현실 속 또 다른 30대 여성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일에는 프로지만 연애는 젬병 33살 여자의 좌충우돌 봄날 만들기
궁상맞은 현실 속 폼나는 로맨스…톡톡 튀는 대사·실감 연기로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생각하니?

KBS 수목드라마 ‘달자의 봄’
달자의 직업은 홈쇼핑 상품 기획자다. 이 드라마에서는 직업이 주인공을 설명하는 하나의 수식어로만 쓰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드라마의 주무대는 달자의 일터 ‘한다 홈쇼핑’ 사무실이다. 그 속에서 달자를 차버린 바람둥이 신세도(공형진)와 세도의 애정 공세를 받는 연애의 달인 위선주는 달자에게 “더 이상 남자도 아니”고 “적도 아닌” 동료들일 뿐이다. 이재상 피디는 “동료와 상사와 지지고 볶고 때론 승진도 하고 좌천도 당하는 등 30대 싱글녀들이 회사생활을 하며 겪는 소소한 일들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여자 동료와의 관계도 남다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생각하니?”라는 위선주의 물음은 달자와 좋은 동료로 지낼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달자와 선주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들처럼 서로 고민을 나누면서 좋은 친구이자 동료가 된다. 삶의 한 고비 한 고비를 넘어가며 달자는 봄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재상 피디의 말처럼 “정조, 격식 등 자신을 가둬두었던 틀과 판타지 속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현실감 있는 모습으로 변하는” 달자의 봄이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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