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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07 17:25 수정 : 2007.02.07 19:14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

tvN ‘…현장르포 스캔들’ 불륜재연을 실제인양…선전성 항의 잇따라

씨제이미디어의 케이블채널 <티브이엔>의 손님을 끌고 보자는 식의 선정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 채널이 지난달 22일부터 내보내기 시작한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은 재연 배우들을 동원해 촬영한 뒤 이를 마치 실제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찍은 것인 양 방영하고 있다.

배우 독고영재씨를 진행자로 내세운 <…현장르포 스캔들>은 화면 그대로만 보면 실제 불륜과 치정관계를 좇는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현장고발 치터스>와 흡사하다. 사랑에 배신당한 사람들의 제보와 취재 의뢰를 받고 제작진이 직접 출동해 불륜 현장과 쌍방간의 언쟁, 때론 난투극에 가까운 상황까지를 카메라에 담는 식이다. <…스캔들>의 카메라는 제보자와 제보자의 애인, 그 애인의 내연남(내연녀) 간에 얽히고 설키는 사생활의 현장을 속속들이 비춘다. 소재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남편을 못믿는 아내, 아내를 뒤쫓는 남편,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의뢰인과 그 의뢰인의 동생과 사랑에 빠진 여자, 그리고 감금 폭행에 이르기까지다.

그런데 등장 인물들의 얼굴은 제작진을 제외하곤, 마치 실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다뤘다는 듯이 모자이크처리된다. 재연 프로임을 모르고 우연찮게 채널을 고정했던 시청자들이라면 안방 티브이가 얼마나 개인의 사생활에 징그러울 정도로 깊숙히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는지에 어안이 벙벙해졌을 법하다.

<…스캔들>은 이른바 진짜 같은 허구, 곧, ‘페이크(가짜) 다큐멘터리’ 형식을 표방한 재연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프로는 끄트머리에 ‘일부 내용에 실제 사연을 담았다’는 작은 글씨 자막을 짧게 내보낼 뿐, 등장인물들이 재연 배우들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 채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리얼리티 형식으로 쫓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설명이 있을 뿐이다.

시청자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 프로가 ‘페이크 다큐’인 줄 모르고 봤다는 장아름(22·여)씨는 “방송이 내 안의 어떤 악의를 불러일으키려는 듯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너무 깊숙히 보여주어 보기가 싫었다”고 말했다. <티브이엔>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서 아이디 ‘alswolf’를 쓰는 시청자는 “<치터스>처럼 당연히 실제상황인 줄 알았다”며 “시청자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스토리들이 정말 실제 사연이긴 한 거냐”고 썼다. 홈페이지를 방문하고서야 재연 프로임을 알게 됐다는 아이디 ‘jihunyap’은 “너무나 사실적인 화면처리와 음성변조에 실제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광경을 아무 여과 없이 봤다는 생각에 충격받았다”며 “어떤 논란에 휩싸이든 시청률만 올리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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