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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4 17:40 수정 : 2005.03.24 17:40



“평생 음악상 못받을 줄 알았죠”

또다른 2관왕 클래지콰이 ‘시 같은 서정성’ 이기용도 눈길

지난 22일 저녁 서울 건국대 새천년홀 대극장에서 열린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한겨레> 23일치 21면 참조)의 주인공은 단연 3인조 모던록 밴드 마이앤트메리였다. 이들은 이날 시상식의 ‘노른자’인 ‘올해의 앨범’을 비롯해 ‘최우수 모던록’ 부문까지 수상하는 등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정순용(29·기타 겸 보컬), 한진영(28·베이스), 박정준(28·드럼) 등으로 이뤄진 마이앤트메리는 결성한 지 벌써 10년이나 된 관록의 밴드다.

복고록·관악기로 세련된 음악

이들이 지난해 발표한 3집 <저스트 팝>은 음악적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음반이다. 음반 제목부터가 장르나 형식을 초월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음악을 담았다는 것을 뜻한다. 복고적인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관악기와 키보드를 풍부하게 써, 푸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유학을 떠나는 전 멤버 이제윤을 공항으로 바래다주는 길에서의 복잡한 심정을 담은 ‘공항 가는 길’, 흥겨운 관악기 사운드에 어깨가 들썩이는 ‘골든 글러브’ 등이 많이 알려졌지만, ‘기억의 기억’, ‘원’, ‘비가 내려’ 등 다른 모든 수록곡들도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비주류 설움딛고 ‘골든 글러브’

사실 이들의 이름은 일반 대중에게 좀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른바 ‘주류’ 음악 이외의 다양한 음악을 듣는 이들 사이에선 꽤나 알려져 있다. 언니네이발관, 델리스파이스와 함께 홍대앞 인디 1세대를 대표하는 밴드로 불리기도 한다. 설사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늦은 밤 사무실에 혼자 남아 일하던 샐러리맨이 “힘 냅시다”라고 외치는 자양강장제 광고의 음악은 기억할 것이다. 이들은 수상 소감에서 “음악으로는 평생 상을 못받을 것 같았는데…”라며 그간의 설움을 에둘러 내비치고는 “힘이 빠지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번 힘을 내보자는 뜻에서 만든 ‘골든 글러브’의 노랫말처럼 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 클래지쾨이
이번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의 또다른 주인공은 3인조 프로젝트 그룹 클래지콰이. 가장 많은 5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결국 ‘올해의 가수 그룹’과 ‘최우수 팝’ 부문 수상으로 2관왕을 차지했다. 곡을 만드는 김성훈(31)이 객원보컬 알렉스(26)·호란(26)과 팀을 이룬 클래지콰이는 지난해 발표한 데뷔음반 <인스턴트 피그>를 통해 국내에 생소했던 라운지 음악을 소개했다. 단 1장의 앨범으로 눈부신 성과를 낸 터라 다음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뮤지션이지만, 여러 음악의 요소를 뒤섞는 라운지 음악의 특성상 얼마나 새로운 창작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뮤지션 뒤에서 은근한 빛을 발하는 주인공도 있다. 바로 선정위원 특별상을 받은 이기용(33)이다. 모던록 밴드 허클베리핀의 리더이자 1인 프로젝트 그룹 스왈로우 멤버인 그는 지난해 허클베리핀 3집 <올랭피오의 별>과 스왈로우 1집 <선 인세인>을 통해 빼어난 음악성을 보여줬다. 특유의 우울함과 서정성, 한 편의 시와 같은 노랫말이 담긴 <올랭피오의 별>은 선정위원 사이에서도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의 앨범’과 ‘최우수 모던록’ 부문에서 아주 근소한 차로 마이앤트메리에 밀려 수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두 음반에서 보여줬던 음악성을 높이 산 선정위원단에 의해 극적으로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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