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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1 20:48 수정 : 2005.01.11 20:48

에베레스트산 8750m 지점에 놓여있는 고 박무택 대원의 주검. 사진 문화방송 제공.

KBS 3라디오 장애인 희망 프로젝트
MBC 한국 산사나이 주검 회수 특명

새해 두 개의 원정대가 히말라야로 간다.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원정대가 인간의 사악한 욕망을 담은 절대반지를 버리기 위해 험준한 눈산을 건넜다면, 이들은 ‘희망’과 ‘인간애’의 숭고한 가치를 건져오기 위해 만년설 쌓인 히말라야로 간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이 두 원정대의 여정을 각각 현장중계한다.

먼저 떠나는 쪽은 한국방송의 ‘희망 원정대’다. 장애인 10명이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안나푸르나봉의 푼힐 전망대(3193m) 등정에 나선다. 비장애인 도우미(10명)와 의료진, 현지 전문가 등이 이들과 함께 한다. 한국방송 제3라디오는 수기 공모를 통해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 2명을 비롯해 시각·청각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대원을 선발했으며, 원정에 앞서 8일 서울 우면산에서 팀워크를 다지는 등반훈련을 했다. 14일 도봉산에서 한차례 더 훈련한 뒤, 11박12일의 도전에 나선다. 한국방송은 2텔레비전 <생방송 세상의 아침>과 장애인 전문 프로그램 <사랑의 가족>에서 등반 과정을 방영하는 한편, 3라디오를 통해 2월18일 오후 1시 다큐멘터리 <희망원정대, 히말라야에 가다>를 내보낸다. 조휴정 피디는 “희망원정대는 장애인의 도전과 장애극복이 아닌 ‘동반’을 지향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즐거운 체험의 자리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3월엔 문화방송의 ‘휴먼 원정대’가 에베레스트로 떠난다. 지난해 5월 에베레스트(8848m) 정상에 올랐다 하산 도중 사고로 숨진 계명대산악회 박무택·백준호·장민 대원의 주검을 가족 품에 돌려주기 위해서다. 이들의 주검은 지금도 에베레스트 등정길 한쪽에 눈과 얼음에 덮여 있다. 박무택 대원은 정상 바로 아래의 8750m 지점(사진)에서, 백준호·장민 대원은 그보다 아래쪽 설사면에서 발견됐다. 이들 산사나이들의 주검을 회수하기 위해 14명의 전문 등반대원들이 세계 최고봉의 희박한 대기 속으로 올라선다.

문화방송은 이 과정을 동반취재해 <엠비시 특별기획>으로 5월께 내보낼 예정이다. 등반을 이끌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이름을 따 ‘아! 에베레스트, 엄홍길의 2005 휴먼원정대’로 부제를 정했다. 엄 대장은 고 박무택 대원 등 숨진 대원들과 함께 네번이나 히말라야 준봉을 함께 올랐다. 99년 엄 대장의 안나푸르나봉 등정기를 제작했던 임태유 피디와 박창수 카메라맨이 연출과 촬영을 맡는다. 임 피디는 “산사나이들은 크레바스에 빠져 숨질 경우 주검을 건지지 않고 그냥 둔다”며 “그러나 박 대원 등은 등반자들이 오가는 등정 루트에 있어 상황이 한층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 산악인이라도 자기 한몸 가누기 힘든 에베레스트에서 얼어붙은 주검과 함께 돌아오기란 결코 녹록하지 않다. 8000m 고산에서 주검을 회수하는 계획 자체가 세계 등반사 최초의 프로젝트다. 임 피디는 “이때문에 가족들은 ‘휴먼원정대’의 구상에 고마워하면서도 또 다른 사고가 나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상황이 나쁘면 주검이 아니라, 손톱과 머리카락만이라도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베이스캠프 설치가 완료되면 한국 가족들을 불러 현지에서 대원들의 주검을 맞게 할 계획이다.

두 원정대 모두 엄홍길 대장이 이끈다. 엄 대장은 두 원정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8000m급 16좌 완등 목표도 미룬 상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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