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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5 17:03 수정 : 2005.04.25 17:03



TV·극장 동시개봉‘KBS 프리미어’

다매체시대 공영방송 방향제시

‘KBS 프리미어’ 프로젝트가 시청자들과 영화 팬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BS 프리미어’는 지난 2일~5월7일 매주 토요일 밤 텔레비전과 극장에서 국내 미개봉 최신 해외영화 6편을 동시 상영하는 프로젝트다. 시청자들이 할리우드의 배급사 공급 구조에 기댄 흥미 위주의 영화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영화를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획 의도로 시작됐다.

첫 작품인 <신부와 편견>이 지난 2일 오후 10시5분 KBS 2텔레비전에서 방영됐으며, 동시에 같은 날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개봉돼 일주일간 상영됐다. 이어서 9일에 스페인 영화 <머시니스트>가, 16일에는 역시 스페인 영화 <퍼펙트 크라임>이, 23일엔 덴마크 영화 <브라더스>가 상영됐다.

텔레비전에서 이 영화들을 본 시청자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시청자들은 “좋은 영화, 작품성 있는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보게 돼 좋았다”거나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를 동시에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고화질의 HD 영상과 실감나는 5.1 채널의 음향으로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것 같았다”는 등 대부분 호평을 내렸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한국방송의 이관형 프로듀서는 “같은 시간대에 다른 채널에서 <불멸의 이순신>과 <제5공화국> 등 쟁쟁한 작품들이 방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어 영화가 8~5%대의 시청률을 올린 것은 의미있는 성공이라고 내부에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성사에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도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로 도배하다시피 하는 극장가에서, 모처럼 작품성 있는 유럽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신부와 편견>은 단성사 112석짜리 단관에서 주말 50%에 이르는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관에서 상영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과 비슷한 수치이다. <머시니스트>도 주말 좌석점유율 30% 정도를 웃돌았다.

한 극장업계 관계자는 “개봉날 텔레비전에서 방영을 하는 영화를 극장 비수기에 특별히 광고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관 개봉한 것 치고는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관형 프로듀서는 “KBS 프리미어의 영화들이 영화관에서 동시에 개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좋은 영화를 수입해놓고도 마케팅 비용과 개봉관 확보 등의 문제로 개봉을 하지 못한 영화 배급사들로부터 문의가 많았다”며, “이런 영화들의 공급 창구 구실을 공영방송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이 다매체 영상시대에 공영방송인 한국방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시하는 모델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중문화 비평가 김종휘씨는 “그동안 토요명화가 한물간 영화를 재탕, 삼탕 내보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면 이번 기획은 흥행과 비평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충족시킨 최신 영화들을 선보여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한국방송이 공영방송으로서 영화를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시한 기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방송쪽은 앞으로 특정한 주제 아래 블록버스트 영화가 아니면서 작품성과 오락성을 함께 갖춘 최신 미개봉 영화를 선정해 올해 안에 1~2차례 더 프리미어 기획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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