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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앤비·재즈·힙합까지
다양한 장르 재밌는 시도
곡마다 제각각 다른 맛 한국에서 윤도현(33)만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대중 속에 스며든 로커는 드물다. 그의 이미지는 주류 질서로부터 벗어나 있지만 도덕적 관념의 뼈대까지 위협하진 않는다. 예컨대 머리를 박박 깎고 담배가게 아가씨를 예찬하지만 ‘어르신’들 앞에서 맞담배를 빡빡 피우진 않을 듯한 ‘청년’이다. 그가 솔로로 낸 앨범 <디퍼런스>에 담은 노래들은 제목처럼 이전 곡들과는 다르다. 록이 아니라 아르앤비, 재즈, 발라드, 힙합 등 여러 색깔을 실험한 ‘종합선물세트’다. 그렇다고 그가 지니고 있던 색깔을 허물지는 않는다. 윤도현 목소리만의 울림이 살아있어 그리 낯설지 않다. 그의 록을 좋아했던 팬이나 변신을 바랐던 사람들이나 이 앨범에 시비를 걸긴 어려워 보인다. 이번 앨범은 그의 ‘자발적인’ 첫 솔로 작업이다. 10년 전 데뷔 땐 밴드가 없어 혼자 첫번째 앨범을 냈고 그때도 록이었다. “이번엔 다른 걸 해보고 싶었어요. 좋은 거 들으면 호기심도 생기고 욕심도 나잖아요. 그동안 같이 일해보고 싶었던 선후배들을 끌어들였죠.” 이번 앨범에 담은 곡들은 한 개념으로 묶이지 않고 제 각각 다른 맛을 낸다. 편안한 팝인 ‘사랑했나봐’는 이승철의 ‘긴 하루’ 등 발라드를 작곡한 전해성의 특징이 묻어난다. 프뤼겔호른과 첼로가 서정성을 더하고 가사도 “자꾸 생각나 견딜 수가 없어” 등 절절하다. ‘너의 느낌대로’는 포크 느낌이 나고 윤도현이 작곡한 ‘생명’은 뉴에이지 피아노 연주곡을 닮았다. 스탠다드 재즈곡인 ‘위드 유’에서는 그와 부인 이미옥의 어우러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너무 감미로워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결정을 후회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는 곡이다. “같이 노래하니까 더 설레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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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다음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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