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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9 06:38 수정 : 2005.05.09 06:38

조각 같은 외모로 '다비드'라는 별명을 가진 탤런트 오지호가 외모의 굴레를 스스로 깨나가고 있다.

2000년 영화 '미인'으로 데뷔한 그는 미남스타로 눈길을 모았지만 연기 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KBS 2TV 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의 코믹 연기로 연기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어 현재 방송 중인 MBC TV 수목드라마 '신입사원'(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한희)에서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연기로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

극중 에릭과 일과 사랑에서 라이벌 관계를 이루는 이봉삼 역을 맡은 그는 진지함 속에 드러나는 코믹함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정함 속에 드러나는 순수함으로 연민을 자아내며 멜로 부분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신입사원'에서 출세를 위해 첫사랑 미옥(한가인)을 버리고 현아(이소연)를 택하는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멜로에 대한 힘을 얻고 싶었다"면서 멜로 연기에 대한애정과 의지를 드러냈다.

수준급인 코믹 연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의 시선은 '멜로'를 향하고 있는 것. 80년대 최고의 멜로 배우였던 고 임성민을 보면서 자랐다는 그는 "코믹 연기를많이 해왔는데 사실은 멜로 배우가 꿈"이라며 "여자를 너무 사랑했기에 흘리는 남자의 눈물로 멜로 배우의 한 획을 긋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미인'을 통해 데뷔한 그는 사실 연기활동 초반부터 멜로 배우를 꿈꿔왔지만 멜로 연기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미인'이 신인으로서는 주목을 받았던 작품일지는 몰라도, 배우로서는 인정받지 못했다"고 솔직히 평가한 뒤 "멜로 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너무 힘들었다. 진짜 가슴이 꽉 찬 내면 연기가 필요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후 그는 본격적인 멜로 연기보다는 코믹 연기로 방향을 돌렸다.

꾸준히 코믹연기에 도전한 끝에 '두번째 프러포즈'로 그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코믹과 멜로가공존하는 '신입사원'에 출연하게 됐다.

'신입사원'은 그가 다시 정통 멜로에 도전하기 위한 관문인 셈이다.

그는 "'신입사원'을 통해 이제 어떤 역이 들어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됐다"면서 손 끝으로 가슴을 가리켰다.

"이 속에 다시 멜로의 감정이 들어왔어요. 그동안 코믹은 몸에 배 웃기라면 웃길 수 있게 됐지만, 멜로는 그렇지 못했지요. 그런데 '신입사원'을 하면서 다시 멜로의 눈빛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젊은 연기자들 중 멜로 배우의 계보를 이을 만한 이가 언뜻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층이 두텁지 못하다. 오지호가 자신의 바람대로 그 중 한자리를 꿰차고 정통멜로 배우로 성장해 나갈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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