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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과거 넘나드는 네 남녀의 사랑 은행나무 침대(S 밤 1시5분)=<태극기 휘날리며> <쉬리> 등 흥행대작을 만든 강제규 감독의 1996년 데뷔작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네 남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멜로영화다. 석판화가이자 대학강사인 수현(한석규)은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옆에는 사랑하는 사이인 외과의사 선영(심혜진)이 있다. 그런 그를 가끔 괴롭히는 건 이상한 꿈이다. 어느날 노천시장을 거닐던 수현은 꿈에서 본 은행나무 침대를 발견한다. 이상하게 여긴 수현은 침대를 사서 집에 들여놓고, 이때부터 더욱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침대 안에는 전생에서 수현과 사랑하는 사이였던 미단(진희경)의 영혼이 깃들어 있었고, 수현은 점차 전생의 사랑을 기억해 내게 된다. 1천년 전의 수현은 신분의 벽을 넘어 미단 공주와 금지된 사랑을 나누는 궁중악사 종문이다. 그러나 공주의 곁에는 약혼자 황 장군(신현준)이 있었다. 질투심에 눈이 먼 황 장군은 종문을 무참히 죽이고, 미단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은행나무 영혼이 된 미단은 현생의 수현을 찾아 사랑을 이루려 하지만, 역시 영혼이 된 황 장군이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수현의 목숨을 끊임없이 노리는 황 장군으로부터 사랑하는 이를 지켜내기 위해 미단은 최후의 결단을 내린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이고 첨단 디지털 특수효과를 활용하면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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