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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동정 등 획일적 틀로 보지 말길
낙천적 성격 녹여 밝은 웃음 드릴 터” 박씨의 개그 프로 데뷔는 가수 강원래씨를 통해 알게 된 개그맨 홍록기씨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홍씨가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블랑카’에 이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는 새 꼭지를 기획하던 <폭소클럽> 제작진에게 박씨를 추천한 것. “언론에서 장애인을 시련이나 역경, 동정 등의 획일화된 틀로만 다루는 게 싫었어요. 장애를 소재로 개그를 하는 게 쉽지 않고 자칫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자신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걱정하고 이해하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그는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장애인 인권이나 취업문제 등 무거운 주제도 다루겠지만, 처음에는 장애인 문제를 살짝 씩만 건드리고 지나치게 교훈적으로 진행하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장애에 대해 낯설어하지 않고 거부감이 없어야 많이 웃을 수 있고 자연스레 메시지도 받아들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방송 준비를 위해 국회 도서관 등에서 개그 관련 자료를 찾다가 “‘자기 색깔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글을 발견하고 공감을 했다”고 한다. “제 삶에서 찾아낸 소재에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제 성격을 그대로 녹여 시청자들에게 밝고 건강한 웃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잘못된 시각에 대해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설명하며 꼬집었다. “내 다리가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르게 생겼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 가운데는 가끔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는 것을 혼동하듯이 장애를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박씨는 대학 재학시절인 1998~99년 ‘2002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며 무동력 휠체어를 타고 유럽 5개국 2300여㎞를 횡단했고, 4500여㎞에 이르는 한국과 일본 종단도 해냈다. 몇 년 전부터 사귀고 있는 최윤미씨와 6월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그는 “당분간 방송에 전념하겠지만 일이나 성공보다는 삶에서 가정을 최우선 순위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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