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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4 17:45 수정 : 2005.06.24 17:45

이번엔 골반춤 없어

몸집이 작은 보아(19)는 단단하다. 콘서트에서 2시간 넘게 뛰고 노래해도 지치는 기색이 없다. 쉼 없이 엔도르핀을 돌게 하는 엔터테이너다.

그가 5번째로 내 놓은 앨범 <걸스 온 톱(Girls on top)>은 그만큼 당차다. ‘나, 만만하지 않은 당당한 여성’이라고 고개를 쳐들었다.

“약한 여자, 내게 강요 하지마. 거기 갇혀버릴 내가 아닌 걸 … 나는 세상을 모두 바꿔버릴 꿈을 가진 걸. 난 멀리 앞을 향해 걸어갈래.” 담백한 멜로디를 그의 내지르는 목소리가 밀어붙이는 타이틀곡 ‘걸스 온 톱’이다.

“지난 앨범 타이틀 곡인 ‘마이 네임’은 섹시함을 강조했죠. 저하고는 좀 거리가 먼 것 같아요. 이번엔 데뷔 앨범 <아이디 피스비(ID:Peace B)>처럼 힘이 넘치는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안무에도 골반춤 같은 건 없죠. 이 노래 듣고 여성들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5년간 인기 가속도
“힘이 넘치는 노래 듣고 여성들이 용기를 냈으면”

물론 앨범에 ‘에너지 충전용’만 있는 건 아니다. 아르앤비의 느낌을 살려 감성을 건드리는 곡들이 균형을 맞춘다. 특히 마지막 노래는 김민기씨의 ‘가을편지’를 가녀린 목소리를 뽑아 다시 부른 것이다. 강릉 오죽헌에서 현장 녹음해 반주는 없고 새소리만 있다. 이 노래에 맞춰 한복 입고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문화홍보도 될 거라고 생각했죠. 제 또래에게도 멜로디가 익숙한 ‘가을편지’에는 애절한 느낌이 있어요.” ‘걸스 온 톱’의 강건함과 ‘가을편지’에서 보여준 온화함, 어느 쪽에 가깝냐는 물음엔 “고집이 있는 편”이라고 답한다.

“타이틀 곡을 ‘모토’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는데 제가 우겼어요. 이번 앨범에는 선곡부터 의상, 안무까지 참여를 많이 했죠.” ‘러브 캔 메이크 어 미라클(Love can make a miracle)’ 등 3곡의 노랫말엔 그의 느낌을 직접 담았다.

아직 풋풋한 보아는 단련됐다. 웬만큼 공격적인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조곤조곤 논리를 세운다. “이전 앨범과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못되게 물어봤다. “앨범 전체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아요. 깊어진 건 노래에 표현된 감정일 거예요. 슬픈 노래라도 울어야할 때와 참아야할 때가 있다는 걸 알았죠.”

소녀 보아는 지난 5년간 인기 가속도를 밟아왔다. 이제 그는 더 큰 꿈을 꾸지만 덥썩 잡겠다고 나설 만큼 어리지 않다. “솔 느낌이 나는 노래도 그 맛을 살릴 수 있을 때가 되면 할 거예요. 연기도 때가 되면 하겠죠. ‘오버’하고 싶지는 않아요. 대충 뼈대는 있어야겠지만 큰 목표를 세워 좇기보다 매 순간 대처 능력을 키우는 게 현명한 것 같아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해 아시아의 가수로 자리매김하고 싶지만 섣부르게 덤벼들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 앨범은 올해 말 일본과 중국에서도 함께 발매될 예정이다. 중국 앨범엔 타이틀 곡을 중국어로 불러 담았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에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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