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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9 16:48 수정 : 2005.06.29 16:48

“그래도 난 아주 행운가 아닌가?”

이(E)라고 불리는 마크 올리버 에버릿(42)의 원맨밴드 ‘일스’는 낯섦와 익숙함을 독특하게 버무린다. 컴컴한 절망에 반짝이는 희망을 섞는다. 그의 최근 앨범 <블리킹 라이츠 앤드 아더 레벌레이션스(Bliking lights and other revelations)>도 그렇다. 다만 2장의 시디에 담긴 33곡은 더 따뜻하고 친절해졌다. 어쿠스틱 기타의 잔잔한 음색부터 강한 비트와 처절한 목소리까지 여러가지 맛을 버무렸다.

그의 누이가 자살하고, 어머니마저 폐암말기 선고를 받은 뒤 1998년 내놓은 앨범 <일렉트로 쇼크 블루스(Electro shock blues)>처럼 이번에도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지만 그때처럼 격정적이진 않다. 어린 시절 아픈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놓은 뒤 그는 마지막 곡 ‘싱스 더 그랜드칠드런 슈드 노우(Things the grandchildren should know)’에서 이렇게 낙관한다. “예전처럼 땅만 보고 걸었어. 그런데 사람들이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거야. 나도 힘들이지 않고 인사하는 법을 배웠지… 나는 내가 가진 걸 즐기려 했어. 진짜 사랑과 열정을 알고 그 차이도 알게 됐지.”

다음은 이 우울하지만 절망적이지 않은 괴짜 에버릿과 전자우편으로 나눈 인터뷰다.

-노래에 절망과 희망이 함께 들어있다. 삶은 똥 같지만 그래도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어쩌면 극단적인 추락을 경험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삶의 여러가지 기쁨으로부터 고개를 돌릴 수가 없다. 예를 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 수 있는 아주 드문 행운아 가운데 한 사람 아닌가?

-이 앨범은 <일렉트로 쇼크 블루스>보다 부드러워진 듯하다.

=<일렉트로 쇼크 블루스>는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 만든 것이다. 이에 비해 이번 앨범은 더 폭이 넓고 큰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당신이 보고 있지 않는 사이 노래들이 당신 피부 속으로 살금살금 들어가 어느 순간 가장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가족은 보통 온기의 원천인 동시에 정서적 상처와 고통의 뿌리이기도 하다. 당신의 노래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불행하게도 아마 나에게 가족의 의미는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를 것이다. 굉장히 괴상한 가족이었고 지금은 모두 떠났다. 그들과 연결돼 있기 위해서, 존경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하나의 예술적 작업 대상으로 바라봐야 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당신은 행복한가?

=어떤 일에 열중하는 게 도움이 된다. 무엇이든지 만들어봐라. 내게는 효과가 있었다. 내 삶은 음악에 지나칠 정도로 경도됐다. 하지만 음악이 아니었으면 지금 나는 여기 없었을 것이다.

김소민 기자, 사진 서울음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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