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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6 18:15 수정 : 2005.07.06 18:15


“손님 여러분, 하늘에서 감상하는 음악으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에어트립) ‘캐스커’의 두번째 앨범 <스카이랩>은 전자음악을 벗 삼아 낯익은 세계와 만나는 새로운 탐색이다. 다음은 그 독특한 여정을 즐기기 위한 준비운동, 거저먹는 심심풀이 땅콩, OX 퀴즈다.

일렉트로니카는 차갑다?=이준오(프로듀싱·30), 이융진(보컬·23), 이진욱(건반)이 만들어내는 건 심장을 가진 전자음이다. “사람이 직접 연주해야 인간적이고 기계음을 매개로 하면 비인간적이라는 건 편견이에요. 기계를 움직이는 건 사람이고 그 손을 타면 인간적이지 않을 수 없죠.” 곡에 따라 건반, 아코디언 등의 실제 연주가 곁들여지지만 바탕은 컴퓨터로 만들어낸 소리들이다. 그런데 몇곡은 진짜 세션이 연주하는 듯 착각이 들게 한다. “일종에 좋은 사기에요.(하하)”

이 심장을 더 따뜻하게 데우는 건 귀에 익숙한 보사노바, 탱고, 프렌치 팝의 요소들이다. 웃음소리가 퍼지는 ‘고양이와 나’에서는 싱그럽게 출렁이는 물결에 진짜 고양이의 ‘야옹’ 소리도 띄웠다. ‘탱고 토이’는 아코디언 소리를 만들어내는 컴퓨터와 진짜 바이올린이 밟는 독특한 스텝이다. “힙합과 아르엔비는 즐겨 듣지 않아요. 새로운 걸 찾다 월드뮤직을 접하니까 재미있더라고요.”

파티에 어울리는 세련된 여유?=편안하게 흔들거리게 하는 라운지풍 노래들이라는 뜻이라면 맞다. ‘부티’나고 도회적인 이른바 ‘강남필(feel)’ 리듬을 의미한다면 틀렸다. “라운지 음악을 중산층 이상의 파티 분위기에 연결시키는 건 상술이에요. 그렇게 연관짓는 거 너무 싫어요. 우리 노래는 바닥을 기어 나온 것들이에요. 세련되려면 감출 건 감춰야죠. 하지만 우리는 슬프면 슬프다고 기쁘면 기쁘다고 솔직하게 노래해요. 다 진짜예요.”

“다가서려 할수록 날카롭게 파고드는 상처들”(선인장), “적막한 도시의 차가운 거리를 혼자 걷고 있었지”(미드나잇 모먼트). 짙은 외로움이 묻어있는 노랫말은 기교를 뺀 이융진의 목소리에 얹혀 한숨처럼 흐른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 멤버들 모두 사랑, 사회적 관계 등으로 상처 받았어요. 또 음반 발매할 곳을 못 찾아서 고생도 했죠. ‘만들어서 뭐하나’하는 생각에 막막했고요. 이런 느낌들이 반영됐을 거예요.”

‘캐스커’는 신인?=이건 심하게 쉬운 보너스 문제다. 록밴드 기타리스트였던 이준오는 “다양한 소리에 대한 관심”에 발동 걸리고 “영국 그룹 ‘포티시 헤드’가 기름을 부어” 일렉트로니카에 발을 들여놨다. 1990년대 말께부터 일렉트로니카 컴플레이션 앨범에 참여했고, 2003년에 원맨 프로젝트 ‘캐스커’ 첫번째 앨범 <철갑혹성>을 내놨다. ‘포춘쿠키’, ‘제펫’ 등의 앨범 작업에도 힘을 보탰다. 이번엔 “음악으로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 보컬과 건반을 끌어들였다. “일렉트로니카 작업 방식은 기존 음악을 해체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멜로디 등을 파괴하는 거죠. 그런 흐름과는 어긋나는 작업일 거예요. 하지만 제대로 음악을 할 줄 알아야 해체도 가능하겠죠. 공부하는 과정이에요.”

이제 몸 풀었으니 진짜 여행 속으로 한발 들여놓을 차례다. 앨범 재킷에는 많이 본듯한 옛 파리 시가지에 내린 우주인이 담겨있다. “캐스커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우주인 여러분, 지상에서 감상하는 음악으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루핀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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