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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2 17:46 수정 : 2005.07.13 01:59

MBC ‘삼순이’ 후속 드라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계약연애? 동거? 계약결혼? 이젠 너무나 흔한 소재다. 물린다. 젊은 감성을 끌어당길 힘이 그만큼 약해졌다. 뭔가 다른 게 필요하다. 계약으로 시작한 시한부 사랑을 비틀었더니, 약속을 다 지켜야 끝낼 수 있다는 또 다른 시한부 사랑이 나왔다. 그 약속이 이름하여 ‘이별계약’이다.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긴 제목의 드라마가 오는 27일부터 문화방송에서 시작된다. 계약연애로 시작해 사랑의 정점을 향해 뜀박질치고 있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 이어서다.

‘단팥빵’ 피디·‘옥탑방 고양이’ 작가 합세
전형적 로맨틱 코미디…걱정 반 기대 반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여주인공 근영이 ‘이별에 대처해’ 바람둥이 재민에게 꺼내든 것이 ‘이별 계약서’다. 이야기는 재민이 잡지사 기자 희원에게 연정을 품고 접근하는 데서 시작한다. 재민은 희원에게 가는 다리로 근영을 이용했다. 20년이 넘도록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근영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킹카’ 재민을 진실한 사랑으로 믿어버린다. 그러나 목적을 달성한 재민은 본색을 드러내고, 근영은 처절한 ‘피의 복수’를 다짐하며 이별 계약서를 들고 나타난다.

근영은 순진하고 순수하지만 고집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주관도 뚜렷하고 심지도 굳다. 이별을 고한 연인에게 “날 즈려 밟고 가시라”는 인고의 여성상은 내던져버렸다. “잘 만났다. 나쁜 놈! 골탕 한번 먹어봐라”는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순수’와 ‘순진’이라는 수식어가 밑에 깔렸다. 재민의 목표, 희원은 전형적인 ‘공주과’다. 뭇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아내는 가냘픈 여성이다. 얌전하고 소극적이지만 자존심과 고집도 갖췄다. 두 여성의 대비에, 바람둥이 재민과 무뚝뚝하고 속을 드러내지 않는 서준이 각을 세운다.

그대로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구도다. 〈내 이름은 김삼순〉도 연상된다. 삼순은 근영, 희진은 희원과 가깝고 진헌과 헨리, 삼순의 옛 애인 현우는 재민과 서준이 적당히 나눠가졌다. 소재를 조금 까뒤집었을 뿐, 기존 로맨틱 코미디와 〈내 이름은 김삼순〉의 재탕·삼탕에 머물지 모른다는 걱정에, ‘또?!’라는 실망이 겹친다.

계약연애가 끝나자 이별계약이 나온다는 점에선, 〈내 이름은 김삼순〉에 이어지는 얘기로도 읽힐 법하다. 계약으로 맺어진 사랑에 이별을 고하는 얄미운 진헌(또는 재민)에게 삼순(또는 근영)이 내미는 이별계약서라는 상상이 불가능하지도 않다.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대박을 터뜨린 〈내 이름은 김삼순〉의 마무리가 문화방송으로선 못내 아쉬운 일이다.

연출과 작가의 면면은 기대를 갖게 한다. 〈단팥빵〉의 이재동 피디와 〈옥탑방 고양이〉의 민효정 작가다. 지난해 〈단팥빵〉은 꾸미지 않은 채 속살 그대로 드러난 젊은이들의 일상이 잔잔하고도 아름답게 그려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3년 〈옥탑방 고양이〉는 온 사회에 동거 신드롬을 불렀던 화제작이며, 지난해 높은 인기를 끌었던 〈풀 하우스〉도 민 작가가 썼다.

근영 역은 역시 〈단팥빵〉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최강희가 맡았다. 희원은 김아중, 서준은 김민종이 연기하며, 재민 역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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