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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4 11:24 수정 : 2005.07.14 11:27

'오래 굶은 이 누나는 피눈물이 난다', '내가 덮칠까봐 그런다', '어제 서비스 좋았어', '(콘돔을 들어보이며) 적당한 때 사용해. 혼전 임신은 할 수 없잖아'.

시청률 45%를 넘기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C TV '내 이름은 김삼순'과 새 월화극 '변호사들'에서 나오는 대사다.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성 표현이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다. 듣기 민망한 대사가 '일상성'의 표현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화면에는 모텔을 보여주며 술 취한 남녀가 '아니, 저기에 있었네. 우리가 찾던 곳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버젓이 등장한다.

영화와 케이블 TV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성적 표현이 점점 더 노골적이 돼왔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나마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왔다. '누구든 볼 수 있다'는 공영성으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조절해왔던 것.

그런데 올들어 둑이 무너져버린 느낌이 들 정도다. 동거라는 설정 자체가 화제였던 '옥탑방 고양이'는 혼전 성관계로 인한 미혼모들의 '양산'(원더풀 라이프, 온리유)을 낳았고, 이젠 그냥 쿨하게 즐기기 위해 잠자리를 갖는 지경이 됐다.('내 이름은 김삼순'의 권해효-이아현 커플)

'내 이름은 김삼순'이 비록 코믹한 설정으로 부담감을 덜어버리려 애쓰고 있지만, 성 관계를 두고 '굶었다'는 대사는 너무 빈번하게 사용된다. 또 연인들의 혼전 첫날밤을 묘사하면서 굳이 콘돔을 꺼내든 것을 성교육상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해야할 지 난감하다.

더욱이 '내 이름은 김삼순'의 경우 설정의 독특함, 배우 김선아의 뛰어난 연기력, 근간에 깔려있는 인간애 등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드라마 초반부터 논란이 된 욕설과 성적 표현은 전문가들의 진단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안수경 간사는 "심야 시간대 케이블 TV 등의 성적 표현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오히려 케이블 TV의 영향을 받아 '이 정도는 괜찮다'는 식으로 유권해석을 내리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지상파 방송사들이 케이블 TV의 PP가 되기도 해 케이블용을 미리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청소년 사이에서조차 성적 표현이 일상화됐다 하더라도 방송이 지켜야할 선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은 아무리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해도, 오히려 인기가 높아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심각한 고민 끝에 나온 장면이어야 한다.

http://blog.yonhapnews.co.kr/kunn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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