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20 17:45 수정 : 2005.01.20 17:45

1년 6개월만에 새 앨범 선보여

박혜경의 5집 앨범 <5 5/5>가 나왔다. 전작을 낸지 1년 6개월만이다.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얀 샤우덱이 그의 목소리에 반해 작업해줬다는 표지 사진이 인상적이다. 다리가 여섯 달린 거미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것만 같다.

1990년대 후반 김영준이 이끄는 모던록 밴드 더더의 보컬이었던 박혜경은 ‘딜라이트’, ‘내게 다시’, ‘잇츠 유’ 등을 히트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2000년 솔로 앨범을 낸 뒤 2003년 4집 앨범을 낼 때까지 ‘고백’, ‘레인’, ‘안녕’ 등 많은 히트곡을 불렀다. 때론 달콤하고 때론 거친 그의 목소리는 ‘박혜경표’ 노래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번 5집 앨범도 ‘박혜경표’ 음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첫곡 ‘단짝’에서부터 이어지는 곡 ‘무지개’까지 상큼하고 발랄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 위로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그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있다. 세번째 곡 ‘뷰티풀’에서는 고음에서 살짝 말아넣는 창법이 귀에 착 감긴다.

그런데 타이틀곡으로 정해진 네번째 곡 ‘서신’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박혜경이 일본 유학시절 우연히 듣고 크게 감동한 가와구치 교코의 ‘사쿠라’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웅장한 현악기 연주와 동양적이고 구슬픈 선율이 특징이다. 전형적인 ‘이수영표’ 노래를 박혜경이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만, 모던록 색채가 강한 앨범 전체와 다소 동떨어진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것은 어딘지 어색하다.

다행히 뒤로 가면서 색깔을 되찾는다. 한발 더 나아가 하림이 작곡한 ‘목동’에서는 아이리시 휘슬 등으로 이국적이고 색다른 느낌을 준다. 러브홀릭의 강현민이 작곡한 ‘31’에서는 신중현의 ‘미인’이 떠오를 만큼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된 기타 리프가 돋보이고, 러브홀릭의 이재학이 만든 ‘아네모네’도 깔끔하다. 나른한 도입부에 이어 강렬하게 터지는 훅에 랩도 곁들여진 ‘뮤직 이즈 매직’, 통통 튀는 발랄한 곡 ‘결혼해!’도 귀를 즐겁게 한다. ‘박혜경표’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타이틀곡만 듣지 말고 앨범 전체를 듣는 게 좋을 듯 하다. 서정민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