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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0 17:48 수정 : 2005.07.20 17:55

이야기TV

 ‘우이독경’, 아니 ‘마이동풍’이라 해야 맞을 듯하다. 방송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의 끊임없는 경고와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계속 내보내는 케이블·위성 텔레비전의 행태가 말이다.

특히 몇몇 방송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나라에서도 지나친 선정성으로 비난받은 프로그램을 수입해 방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그대로 베낀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갈 데까지 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아티브이>는 미국 <에이비시>에서 방송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 유 핫(Are you hot)?’과 비슷한 ‘R. U. HOT?’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할 계획이다. <동아티브이>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한국 최고의 섹시남, 섹시녀를 뽑는 대회”라며 노골적으로 선정성을 부각시킨다. 이 대회는 전국 5개 지역의 유명 클럽을 돌면서 비키니 심사 등을 통해 선정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는데, <동아티브이>는 ‘최고의 섹시남녀’로 선정되면 상금 3천만원과 연예계 진출 기회까지 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에이비시>의 ‘아 유 핫?’을 이미 방송하고 있는 <동아티브이>는 이번에 프로그램 제목뿐 아니라, 섹시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후보자를 심사위원들이 ‘핫’(HOT·섹시함) 또는 ‘낫’(NOT·섹시하지 않음)으로 심사하는 방법까지 그대로 흉내낸다고 한다. 순간의 결정에서 오직 얼굴과 몸매만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이 회사는 시청자 가운데서 몇명을 뽑아 성형수술을 시켜주는 미국 <폭스티브이>의 프로그램 ‘더 스완’과 비슷한 ‘도전 신데렐라’를 제작·방송해 외모 지상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더 스완’은 <유에스에이투데이>가 2004년 ‘최악의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 미국의 시청자단체인 피티시(PTC) 등이 왜곡된 외모 지상주의를 심어준다고 비판한 프로그램. 여성 채널 <온스타일>도 ‘더 스완’을 ‘미운오리 백조되기’로 제목을 바꿔 방송하고 있다.

얼마 전 게임쇼 채널 <퀴니>는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 미모의 여고생이 남학생 30명 가운데 이상형을 골라내는 리얼리티 짝짓기 프로그램 ‘러브 제너레이션’을 제작해 청소년들에게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리얼티브이>와 <큐채널>은 배우자나 애인의 의뢰를 받은 취재진이 몰래카메라 등으로 파트너의 외도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치터스’를 방영하고 있다.

이 모두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시청률이 올라야 광고와 수신료 수입이 늘어나는 케이블·위성 채널들의 현실적인 사정을 외면할 수는 없을 터이다. 하지만 한번 자극에 길들여지면 더 강한 자극을 받아야 충족이 되는 중독성이란 면에서 생각해볼 때 앞으로 얼마나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질지, 그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진다. 상업방송사들에게 방송으로서의 최소한의 ‘공공성’을 요구하는 것은 입만 아픈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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