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7.26 16:46 수정 : 2005.07.26 19:35

<한국방송> ‘황정민의 에프엠대행진’ 홈페이지 화면

K라디오 황정민 아나운서 “모유는 아빠와 함께 써서 불편”
모유 장점 소개하던 뉴스브리핑 출연자 웃음 못 참고 사고


방송 진행자가 웃음보를 터뜨려 방송에 차질을 빚는 일은 가끔 있다. 하지만 그게 ‘근엄한’ 시사 관련 프로그램인 경우는 훨씬 드물다. 이제 누리꾼들은 이런 사건의 희소성에 주목해 일련번호를 붙이기 시작했다. ‘제○의 파리사건’….

‘파리사건’이란 지난 2001년 <한경와우TV>의 경제관련 대담프로그램 세트장 안으로 파리 한마리가 날아들어 출연자 얼굴에 앉는 바람에 진행자들이 웃음보를 터뜨린 사건을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것이어서 끝내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로 이어지고 말았다. ‘파리사건’은 담당 프로듀서가 2001년 당시 자료화면을 정리하다 지난해 한경와우의 사내 게시판에 올려지면서 인터넷에도 돌게 됐다.

특히, 사고 발생 일주일 뒤 생방송에서는 세트 일부가 무너져내리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사자들은 크게 곤혹스러워했지만, 시청자와 누리꾼들은 잇달아 두 번이나 배꼽을 잡고 자지러질 수 있었다.

이번에는 라디오에서 일이 터졌다. 지난 20일 <한국방송> 에프엠 라디오 ‘황정민의 에프엠대행진(http://www.kbs.co.kr/2fm/fmparade/index.html)’이란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웃음보가 터져 뉴스 브리핑이 한동안 중단됐다. 이날 방송을 들은 청취자들은 ‘제2의 파리사건’이라며 열광적으로 즐거워하고 있다.

사건은 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황정민 아나운서의 입에서 시작됐다. 황 아나운서는 고정 출연자인 김원장 한국방송 기자와 함께 ‘김원장의 모닝뉴스 코너’를 진행중이었다. 김 기자가 분유에서 농약이 나왔다는 소비자보호원의 조사결과를 두고 “저희집에서도 모유를 먹인다. 아주 편하다”며 모유 수유의 장점을 늘어놓자, 황 아나운서가 갑자기 “근데, 모유는 아빠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제2의 파리사건” 흥분·환호


이 말은 들은 김 기자는 숨을 가다듬은 뒤 다음 뉴스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한번 터져 버린 웃음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김 기자는 “죄송하다”며 다시 뉴스를 읽어내려갔지만, 10초를 미처 넘기지 못했다. 방송을 진행하기가 어렵자, 황 아나운서는 “도대체 제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순식간에 일어난 이 사고는 1주일이 지난 지금도 인터넷에서 뜨거운 이슈로 살아 있다. ‘김원장의 모닝뉴스 게시판(http://www.kbs.co.kr/2fm/fmparade/daily3.html)’에는 지금도 “더위를 날려버리는 재미를 줬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황 아나운서의 발언이 아침방송용으로는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그런 발언이 황 아나운서만의 매력”이라며 ‘대박방송’을 치켜세우고 있다. 또, 방송을 못들은 일부 누리꾼들은 ‘다시듣기’ 파일을 올려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누리꾼 ‘장창순’은 “김원장 기자와 만나기만 하면 아슬아슬하게 피해갈 때가 종종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드디어 오늘 기다리고 기다리던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대한민국실록(?)에 금일 역사적인 사건은 굵은체로(글씨체중 하나) 빨간색으로 두드러지게 해서 기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 ‘정상진’은 “기혼자라면 누구나 다들 공유 하는 거 아닙니까? 그날 방송은 사고가 아니라 더운 날씨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대단한 방송이었다”며 “예전에 모 방송 파리 사건 다음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누리꾼 ‘이정복’은 “전에 경제토론 프로그램에서 파리가 날라다니던 건 황정민씨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며 황 아나운서에게 개그프로그램에 출연해보라고 제의하기도 했다.

누리꾼 ‘신성희’는 “카풀을 하는 남편과 출근하면서 차 안에서 뉴스를 들었다”며 “그냥 넘길 수 있는 말이었으나 한참의 정적 후에 삐집고 나오는 김 기자의 웃음 소리에 차가 들썩일 정도로 웃었다”고 말했다. 누리꾼 ‘우미숙’은 “혼자 차안에서 웃다가 걱정하다가 좀더 사고 안나나 조바심하다가 실컷 소리내어 웃었다”며 “일주일에 2번 정도는 이런 일이 있어야 스트레스 풀릴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방송내용]

황정민 아나운서 : 시판 중인 분유에서 농약이 나왔어요?
김원장 기자 : 네, 소비자보호원에서 시판중인 아기 이유식과 분유제품 20개를 조사했는데, 그 중 후디스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이 나왔다고 소비자 문제 연구 시민 모임이 밝혔습니다. 후디스측은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의 양은 아니고, 아주 미량이지만 모두 환불해 주기로 하고, 제품 수거에 나섰습니다.
황정민 아나운서 : 제가 잘 몰랐는데요, 아기를 키우는 친구들 보면 분유를 얼마나 까다롭게 고르는지 몰라요. (그거 아주 중요하죠.) 분유가 굉장히 비싸더라고요? 생각보다….
김원장 기자 : 제가 볼 땐 폭리예요, 폭리. 그래서 저희집은 모유를 먹입니다. (너무 잘하고 계세요~) 모유를 먹이면, 처음에는 힘들어도 그 다음에 아주 편해요, 정말 편해요. 뭐, 따로 용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죠, 물 데울 필요 없죠, 분유 갖고 다닐 필요 없죠. 언제든 그냥~
황정민 아나운서 : 아빠와 같이 써야한다는 좀 불편함이….
김원장 기자 : (…)
황정민 아나운서 : 은행이 고객들에게 금리를 속여서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네요?
김원장 기자 : 네, 한미은행이 시티은행으로 통합 출범한… (갑자기 웃음이 터짐)
황정민 아나운서 : 제가 왜 그런 소릴했죠? 도대체? (웃음)
김원장 기자 : 심각한 이야기인데 죄송합니다. 과거의 한미은행 노조가 통합한 시티은행을… (웃음)
황정민 아나운서 : 제가 지금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없어가지고...
김원장 기자 : 아, 죄송합니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