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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주년기념 앨범 8월1일 ‘영원’콘서트 한영애 김종서 윤도현…후배가수들은 이틀뒤 ‘록의 대부’ 명곡 선사
신중현(67)씨가 걸어온 길은 한국 록의 역사라고 해도 그리 과장은 아니다. “야하면서도 품격 있다”는 수식어가 붙는, ‘미인’ 등 수많은 인기곡을 남겼다. 로큰롤부터 몽환적인 사운드까지 독창적으로 버무려낸 그는 한국 대중음악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록의 대부’라고 불리는 그가 최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을 내놓고, 오는 8월1일 강원도 고성 세계잼버리야영장에서 콘서트 ‘영원’을 연다. 3일엔 속초 종합운동장에서 ‘빅마마’ 등 후배 가수들이 그의 명곡을 부르는 콘서트 ‘전설’이 뒤를 잇는다. 이 공연들은 문화방송과 속초시 주최로 1~8일 펼쳐지는 ‘2005 대한민국 음악축제’의 한 부분이다. 16살 때 독학으로 기타를 다뤘으니 그가 음악에 발을 들여놓은 정확한 시점을 집어내는 건 헷갈리는 일이다. 올해로 40주년이라는 건 그의 첫번째 그룹 ‘에드포’가 첫번째 앨범을 내놓은 때를 기준으로 했다. 여기엔 ‘빗 속의 여인’과 뒤에 ‘펄시스터즈’가 다시 부른 ‘커피 한 잔’(발매 당시엔 ‘내 속을 태우는구려’) 등이 담겨 있었다. 이번 기념 앨범은 그의 신곡을 묶은 <도시학>과 예전 인기곡을 뽑아 모은 <안착>으로 이뤄져 있다. “메마른 도시에 찾아오는 학이라는 뜻이에요. 논밭을 꿈꿔 날갯짓 했지만 이미 삭막해져버린 도시를 발견하죠. 그래도 모른 척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학이에요. 노래 하고 춤도 추면서….” <도시학>에서는 “되도록 ‘펑키’하고 단순하게, 할 줄 아는 이야기만 했다”는데 ‘내게로 와요’ ‘우리 사이’ 등에서 들리는 감칠맛 나는 기타연주가 이를 증명한다. “나름대로 이제까지 작업을 정리하고 싶었어요. <안착>은 그렇게 나온 거죠. 어려운 세상을 떠돌다 내려앉았다는 의미로 붙인 제목이에요. 창법과 주법 등을 새롭게, 어떤 규정도 뛰어 넘으려고 노력했어요.” ‘봄비’에서는 징징 거리며 내리깔리는 기타 선율 위에 노랫말을 낭송하듯 읊조렸다. ‘꽃잎’은 ‘꼬는’ 목소리에 찰진 기타의 울림을 들려준다. 오롯이 그의 목소리와 그의 연주다. “안착했다”고 말하기까지 그는 고개를 넘어왔다. ‘거짓말이야’, ‘아름다운 강산’ 등으로 청각적 충격을 줬고, 김정미, 김추자 등을 발굴해 스타덤에 올려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남이, 권용남(앞서 김호식)과 한패를 이룬 ‘신중현과 엽전들’은 ‘미인’을 내놓으며 ‘슈퍼 인기 밴드’로 등극했다. 여기까지가 그의 오르막이라면 내리막도 깊었다. 1975년 이른바 ‘대마초 파동’에 엮여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박정희 정권이 끝날 때까지 4년 동안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없었다. 이후 ‘신중현과 뮤직 파워’ 등을 꾸렸지만 큰 빛을 못 봤고, 그가 일군 라이브공연장 ‘록 월드’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청소년들이 음악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홀로 꾸려가려니까 힘이 들더군요.” 수원여대에서 대중음악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열심히 배출해도 젊은 음악인이 갈 곳이 많지 않은 게 답답해” 그만뒀다. 굴곡은 있었지만 그가 음악계에 남긴 발자취는 깊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그의 노래를 재해석하는 후배들의 작업이 이어졌다. 신효범이 ‘님아’, 조관우가 ‘님은 먼 곳에’, 봄여름가을겨울이 ‘미인’을 다시 불렀다. 헌정 앨범이 만들어지고 공연도 벌어졌다.여전히 기타를 놓지 않은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잘 생기고 돈 많고 그랬다면 지금까지 버틸 힘이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밑바닥부터 이것저것 다 해본 게 좋은 경험이 됐어요. 어떤 때는 ‘신이 나를 선택해 어려움을 줘 영광이다’라고 생각해요. 늙었지만 여전히 패기와 더 새로운 것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다 그런 경험 덕인 것 같아요.” 그는 1일 공연에서 앨범 <안착>과 <김삿갓>에 담긴 곡을 주로 부를 예정이다. 이 무대에는 그룹 ‘버즈’가 함께 오른다. 3일 공연엔 한영애, 김종서, 김건모, 윤도현 밴드 등이 그의 명곡을 노래한다. ‘시나위’의 기타리스트인 신대철, ‘서울전자음악단’에서 활동하는 윤철과 석철 등 세 아들도 함께 선다. 공연 문의 mfestival.imbc.com/2005 사진 신나라레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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