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대구공방전>(문화방송, 2007)
|
[토요판] 이승한의 몰아보기
<메리대구공방전>(문화방송, 2007)<트렌드 이>(Trend E), 6월30일(토) 오전 5시 1~5회, 낮 12시 1~14회, 7월1일(일) 오전 5시 3~16회, 밤 10시30분 11~16회 서울이란 도시가 묘한 것이, 그 안에서 평생 그리워해도 한번을 못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길을 걷다 농담처럼 마주치는 이도 있다. 발 디딜 틈 없는 시내버스 뒷자리에서 딸기씨를 본 양평동 이씨는 인연의 오묘함과 서울의 인구밀도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을 만나려니 이렇게도 만나는구나. 6년 전 과외선생과 학생으로 만났을 때, 딸기씨는 자신의 꿈이 뭔지 몰라 답답해하던 학생이었다. 쉬는 시간이면 딸기씨는 “저는 뭘 하면 좋을까요?”라 물었지만, 말이 좋아 선생이지 딸기씨보다 서너 살 많은 어린애였던 이씨는 뾰족한 답을 주지 못했다. 영문장의 5형식에 대해 물으면 알려줄 수 있었으련만. 어느새 20대 중반이 된 딸기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이씨는 문득 그때 못 했던 대답을 해주고 싶었다. “너, 아직도 뭘 하면 좋은지 모르겠어?” 이씨의 질문에 딸기씨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최근 드라마 <메리대구공방전>을 다시 봤거든요.” “그래서?” “주인공들 참 찌질하잖아요. 대책 없이 낙천적이기만 한 백수들. 그래도 메리랑 대구는 하고 싶은 게 분명하니까 웃으며 견디는데, 전 그게 부럽더라고요.” 머릿속으로 드라마를 복기하던 이씨가 입을 뗐다. “사람들은 왜 꿈을 가지는 걸까?” 딸기씨는 대답을 재촉하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씨를 보았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꿈은 이루면 행복해질 것 같아서 가지는 거 같아. 메리랑 대구도 뮤지컬 배우와 무협 작가가 되면 행복할 거라 생각해서 견딘 거 아닐까?”
|
이승한 티브이평론가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