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8.02 17:44 수정 : 2005.08.02 17:51

EBS 10부작 다큐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8일부터

도올 김용옥씨가 6개월여의 몰두 끝에 10부작 다큐멘터리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한겨레> 5월6일치 15쪽 참조)를 마무리했다.

혼자 1인4역을 넘게 해냈다. 연출하고 출연하고 편집하고 내레이션도 했다. 거의 본 적 없는 ‘1인칭 다큐’다. 흔히 쓰이는 사건 재연, 자료 나열, 인터뷰 등의 편집 방식 대신, 현장의 생생함을 살리는 데 힘썼다. 사건 중심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와 유적·자연의 경치·마을의 정경 등이 핵심을 이룬다. 찍은 테이프만 400개가 넘는다. 한반도 남쪽부터 러시아, 중국까지 대장정을 거쳤다. 특히 대만의 ‘국민당 당사회’와 러시아의 ‘극동문서보관소’에서 한국에 없는 중요한 사료와 극비문서 등을 구했다. 이를 통해 김원봉이 김구와 같은 비중으로 다뤄진 것을 확인했고, ‘포수’로 알려진 홍범도는 사실 당시 최고 학자인 유인석과 편지를 주고 받을 정도의 지성인이었음도 규명했다.

6개월간 400개 테이프에 담아

다큐는 가장 먼저 호남의병이 이끈 피의 역사, ‘피아골의 들국화’를 다룬다. 구한말 의병장 고광순과 <매천야록>을 쓴 황현의 피아골 이야기가 뼈대다. 겨레의 현대적 자각을 일깨운 동학으로 이어진다. 최수운·최해월·전봉준을 통해 ‘용담의 새벽’을 찾는다. 그리고 ‘두만강을 넘어’ 연해주의 고려인 마을을 찾는다. 마을의 역사와 안중근의 생애를, 이토오 히로부미 저격 현장을 쫓아다니며 극적으로 서술한다.

홍범도와 최진동의 봉오동·청산리 전투 현장을 찾아 ‘청산이여 말하라!’고 절규하며 독립군을 이끈 이들의 일생을 추적한다. 조선 최초의 공산주의자 킴 알렉산드라 스탄케비치가 남긴 ‘아무르의 열 세 발자국’도 따라가, 자유시 참변 현장을 거닐며 이동휘의 넋을 기린다. ‘서간도 바람부는 임청각’도 찾는다. 이회영, 이상룡 두 인물의 결단을 돌이키며 서간도 신흥무관학교의 역사와 겨레사적 의의, 이와 연결된 안동 지역 보수유림의 혁신 성향을 분석한다.

“역사 자긍심 심는 것이 목표”

조선의용대는 ‘십자령에 뿌린 의혈’로 중국 마전 지역 주민들과 팔로군을 구했다. 주역 윤세주와 진광화는 중국 대륙과 대만을 종횡무진하며 펑더화이와 덩샤오핑을 살려냈다. 김원봉·박차정·황상규·김창숙·신채호·장지락 등이 ‘밀양 아리랑’의 가사를 고쳐 부른 광복군 아리랑을 통해, 의열단부터 조선의용군에 이르는 조선 젊은이들의 투쟁을 담는다. ‘올기강은 흐른다’에선 동북에서 활약한 유격대의 실상을 쫓아 김일성이 갖는 역사적 실존의 역할과 한계를 명확히 짚어낸다. 마지막으로 상하이에서 충칭에 이르는 길을 따르며, 임시정부가 쏟아낸 ‘황포의 눈물’을 조명한다.

도올은 2일 다큐멘터리 시사회에서 “알려진 독립운동사는 여기저기 걸러지면서 1%도 남지 않았다”며 “자랑스런 투쟁의 역사를 통해 역사의 자긍심을 많은 이들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것이 다큐의 목적이며 되도록이면 이념 시비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8일부터 2주간 월~금요일 밤 10시에 교육방송에서 방영된다.


김진철 기자, 조은정 인턴기자 nowher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