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3 19:18
수정 : 2005.08.03 19:19
아리랑방송 ‘젊은 작품’ 10부작 스카이HD선 ‘대표 소설가’ 3인
여름이 가을을 제치고 ‘책 읽는 계절’이 된 지 오래라고 한다. 방학과 휴가가 몰려 모처럼 내 시간을 갖고 책을 들여다보는 이들이 많아서라는 것. 여름의 절정을 맞아 방송 매체들도 문자 문화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획들을 마련했다. 문자 문화의 대표라 할 문학과 작가에 초점을 맞춘다.
케이블·위성 채널 〈아리랑국제방송〉은 7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0시20분 ‘영상으로 만나는 한국 문학’ 10부작을 방영한다. 2005년 현재 여러 나라에서 읽히고 있는 한국 문학 작품들을 만나보는 시간이다. ‘영상으로 만나는 한국 문학’은 세계에 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다큐 시리즈로 2002년부터 매해 방영돼 왔다. 그동안 한국 문학사의 권위있는 걸작이나 대작을 중심으로 소개한 것과 달리 올해는 1990년대 이후 다양한 개성을 보여줘온 ‘젊은 작품’들을 선정했다고 한다.
첫회(사진)는 공지영씨의 자전적 소설 〈봉순이 언니〉를 다룬다. 공씨는 소설의 주인공 짱아와 비슷한 나이인 어린 아들과 함께 직접 북아현동의 옛집을 찾아나선다. 그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서울 시내를 보면서 언제나 성장만 해왔던 우리 사회가 처음으로 퇴보할 수도 있다는 공포를 느끼면서 묻어두고 있던 봉순이 언니의 이야기가 생각났다”고 돌이킨다.
9월18일 7회 ‘베니스에서 죽다-정찬’ 편은 소설의 배경이 된 대학로 학림다방을 찾아간다. 56년 문을 연 이래 전혜린, 김지하, 황지우 등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은 장소다. 소설에서 학림다방의 ‘케이(K) 사장’으로 등장하는 이충렬 사장도 재현 장면에 출연한다.
이밖에 2회 ‘남해금산-이성복’(14일), 3회 ‘염소를 모는 여자-전경린’(21일), 4회 ‘천지간-윤대녕’(28일), 5회 ‘곰팡이꽃-하성란’(9월4일), 6회 ‘코끼리를 찾아서-조경란’(9월11일), 8회 ‘새의 선물-은희경’(9월25일), 9회 ‘최승호 시선집-최승호’(10월2일), 10회 ‘첫사랑-성석제’(10월9일) 등이 방영된다.
위성 채널 〈스카이 에이치디〉(스카이라이프 303번)도 문학의 향기를 고화질로 전한다. 5일부터 3주 동안 매주 금요일 밤 9시30분 ‘이금희의 인터뷰’에서 최인호, 김훈, 이문열 등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3인을 차례로 만나본다.
최인호씨는 베스트셀러 〈별들의 고향〉을 영화로 만든 이장호 감독이 자신을 찾아와 혈서를 쓴 비사를 공개하고, 소설가 이전 기자 시절 스무번 가까운 사표를 내봤다는 김훈씨는 사직서 쓰기가 귀찮아진 마지막엔 ‘안녕’이라는 두 글자만으로 된 사직서를 냈다는 사연을 털어놓는다. 이문열씨는 “출판사 사장의 권유로 부업 삼아 해본 〈삼국지〉 번역이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돼 본업인 소설을 걱정없이 쓰도록 해줬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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