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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24 20:08 수정 : 2012.09.24 21:12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19)

‘응답하라’는 내 인생의 전환점
시원이 철부지 사랑 정말 예뻐
거친 장면에선 이미지 걱정도…
노래도 연기도 열심히 하려구요

노래를 꿈꾸다 배우로 우뚝 섰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19·사진)는 1990년대 복고 열풍을 일으킨 <티브이엔>(tvN)의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음악과 연기라는 두 가지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그에게 <응답하라>는 “너무나 고마운 작품”이다.

<응답하라>는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지난 18일 마지막 회에서는 시청률이 7.55%(티브이엔·오시엔·엠넷·올리브 채널 합산 기준)를 기록해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 베테랑 연기자 김수로가 트위터에 “정은지는 연기 천재 같다”고 쓸 정도니, <응답하라>는 그에게 금빛 날개를 달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4일 <한겨레> 사옥에서 만난 정은지는 <응답하라>의 주인공 성시원처럼 털털하고 활력이 넘쳤다. 억양은 성시원처럼 강하지는 않았지만 부산 말씨가 묻어났다. 실제로도 드라마 무대 부산이 고향인 그는 “이게 원래 말투”라고 했다.

노래만 한다면 모를까, 사투리는 연예인 정은지에게 콤플렉스 같은 것이었다. 걸그룹 출신들이 너나없이 드라마에서 주가를 올렸지만 “사투리 탓에 연기는 생각도 못 해봤다”고 한다. 요즘은 연예기획사에서 아이돌 가수 지망생을 연습생으로 키우면서 연기 쪽 데뷔 가능성을 떠보기도 한다. 하지만 정은지는 지난해 4월 바로 가수로 데뷔했기 때문에 더구나 연기를 고민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약점은 갑자기 기회로 변했다. “저희 멤버들에게 연기 제안이 한창 들어왔었어요. 저한테는 들어오지 않았는데, 궁금하긴 했죠.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고.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 사투리 쓰는 배역으로 시놉시스가 왔으니까 한번 보라는 거예요. 에이치오티(HOT) 빠순이 성시원의 ‘철부지 사랑’이 정말 예쁘게 보였어요.”

케이블 드라마는 시청률이 2%만 나와도 성공적이라는 평을 들었기에, 정은지는 이렇게까지 ‘대박’이 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시청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33살의 산모 역을 했을 때가 압권이었다. 극 중 남편인 윤윤제(서인국)에게 “이 ××야. 이게 다 너 때문이야”라며 머리끄덩이를 잡는 장면은 강한 인상을 줬다.

예쁘게 포장되는 다른 걸그룹 출신들과 달리 걸걸한 인물 설정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아이돌 가수인데 부끄럽고 난감한 장면이 많아서 큰일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에요.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 점도 있었고, 에이핑크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까 걱정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성시원일 때는 성시원이고, 에이핑크 정은지일 때는 정은지로 살면 된다’는 조언을 듣고 연기에 집중했다. “어머 웬일!” 시청률이 올라가고 호평도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다음 회에 시청자들이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당황했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런 기분은 드라마가 종영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데뷔 초 드라마 한 편으로 스타로 떠올랐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도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앞으로도 사투리를 쓰는 역할을 해야 할지 걱정이에요. 주변의 의견은 반반이에요. ‘너의 장점은 사투리니까 그걸 끊으면 안 된다’는 분들도 있고, ‘표준어를 써야 활동 영역이 넓어진다’는 분들도 있거든요.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저는 표준어와 사투리 연기 모두 할 수 있어야겠다고 정리한 상태예요.”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출발을 했지만 역시 그에게 가장 큰 목표는 “노래하는 사람”이다. 정은지는 어린이집 다닐 때 텔레비전에서 본 조수미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지금도 기억난다고 했다. “파란색 드레스를 입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예쁘고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꾸던 그는 2009년 12월 한 노래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꿈에 다가갔다. “그때 관객들 표정을 보며 노래하는데 벅차올랐어요. 어머니가 하도 반대하셔서 형사를 할까 생각도 했는데요. 그분들의 표정을 본 뒤 정말 진지하게 생각한 거죠. 7개월 동안 어머니를 설득했어요.”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낸 정은지는 이제 노래든 연기든 새 작품에 몰입할 준비가 완벽히 된듯했다. “순간순간 열심히 하려고요. 노래하는 사람이 되자는 꿈은 변함없어요. 부수적으로 주어진 연기라는 분야에서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사진 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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