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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9 11:48 수정 : 2005.08.09 14:39

MBC 월화드라마 변호사들의 김상경, 정혜영, 김성수, 한고은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불법 도청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MBC TV 월화극 '변호사들'(극본 정성주, 연출 이태곤)이 8일 11회 방영분에서 도청을 주요 소재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변호사들'은 '송현'이라는 로펌을 배경으로 변호사 서정호(김상경)와 윤석기(김성수)의 팽팽한 갈등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 윤석기가 김주희(정혜영) 부모의 교통사고를 처리하다 모종의 세력에게 협박받은 후 악의 길로 들어서고, 서정호는 윤석기에 맞서 비자금 사건을 파헤치는 변호사로 등장한다.

8일에는 극 초반부터 도청을 다뤘다. 송이령(추상미)의 휴대폰 통화를 윤석기가 자신의 방에 앉아 이어폰을 통해 듣고, 서정호의 방에서 오가는 대화도 여과없이 윤석기가 도청장치를 통해 듣는 장면이 방송됐다.

극 중반에는 서정호와 윤석기가 만난 룸살롱에 도청 장치가 설치되는 모습과 도청을 시도하는 장면이 자세히 소개됐다. 또 윤석기는 도청에 대비해 만년필처럼 생긴 도청 차단 장치를 몸에 지니기까지 했다.

'너무 약하게 잡은 것 아니냐', '세게 잡으면 걸린다'라는 대사도 등장하며 도청을 통해 대화를 잡아내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날 드라마는 서정호가 도청을 눈치채고 전화선에 연결된 장치를 찾아내자 윤석기가 '이를 역이용하자'고 제안하는 것으로 끝났다.

서정호와 송이령을 도청한 윤석기가 자신도 도청을 당하면서, 자신을 옥죄는 세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돼 서정호 편에 서는 것을 결심하게 되는 등 도청은 극의 주요 장치가 됐다.

도청 기기와 도청 차단기 등 실제 장비가 자세히 화면에 선보이는 한편 'X파일'사건을 통해 알려졌듯 도청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 은연중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최근의 X파일 사건이 계기가 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변호사들'이 스릴러 장르이며, 비자금 사건을 파헤치는 가운데 사회의 거대한 악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개인의 자유를 옭아매는 도청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었다는 것.

김남원 책임 프로듀서는 "자신과 조직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회의 좋지 않은 세력이 평범한 한 개인을 얼마나 망가뜨려 비극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것이 정성주 작가의 집필 의도였다. 사회가 개인의 원초적인 자유를 감시하고 구속한다는 측면에서 작가에게 이번 도청 사건은 좋은 소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영분은 디테일하고 촘촘한 장면 묘사를 통해 이번 도청 사건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인지 드라마틱하게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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