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8.10 17:31 수정 : 2005.08.10 17:33

60년 세월로도 못가린 35년 상흔

60년 세월로도 못가린 35년 상흔
노래·건축·미술·생활문화 등 조명


 광복 60돌을 맞아 특집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다큐멘터리 쪽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일본의 본질을 파고드는가 하면(문화방송 <천황의 나라, 일본>), 우리 독립운동사를 재발견하고(교육방송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평범한 사람들의 눈으로 해방기 역사를 재구성하는(한국방송 <우리는 8·15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시도들로 시선을 잡는다.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위성채널인 히스토리채널의 <일제 문화잔재 60년>도 눈길을 둘 만하다. 암울했던 일제치하를 지나며 한국 사회 구석구석에 밴 일제 잔재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60년 세월을 겪고서도 일제 상흔이 여전히 생활 곳곳에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음을 실감나게 드러낸다. 이를 통해 의식적 노력 없이는 광복 60년으로도 일제 강점기 35년을 온전히 이겨낼 수 없다는 뼈아픈 각성으로 이끈다.

광복절인 15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전파를 탄다. 9월5일까지 4부작이 나가고, 내년에 언어, 디자인, 방송, 언론, 연극, 문예 등의 분야를 짚는 6부작을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1부 ‘우리가 부르는 황국의 노래-음악’은 자못 충격적이다. ‘퐁당 퐁당’, ‘우리 집에 왜 왔니’,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아침 바람 찬 바람에’ 같은 입과 귀에 익은 숱한 노래들이 알고보면 일본 곡이라는 사실을 짚어낸다. 가사만 우리 정서에 맞게 손댔을 뿐, 선율과 음계, 기본 박자는 일본 동요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2부 ‘남산의 야스쿠니-건축’에선 건축 분야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추적한다. 왕권을 흠집내기 위한 궁궐훼손 사례와 각지의 태실(왕실에서 태를 묻던 석실)들을 서삼릉 한 곳에 모아놓은 사연, 일제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각 지방의 건축 잔재들을 공개한다. 이를 통해 일제 청산의 과제와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 29일 3부 ‘황군을 위하여-미술’에선 논개를 비롯한 72점의 정부 지정 표준 영정 가운데 22%가 친일화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친일잔재 청산을 미완의 과제로 남긴 미술계의 과거와 오늘을 돌아본다.

9월5일 4부 ‘우리 안의 황국-생활문화’는 한국인의 의식세계 안에 새겨진 무형의 일제 잔재들을 살펴본다. 생활용어에서 전문용어, 학술용어 등에 남아있는 일본말의 흔적과 각종 행정제도와 교육현장에서 쉬이 발견되는 일제 잔재들을 통해 오늘까지 한국인을 지배하는 왜곡된 의식구조의 뿌리를 찾아나선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