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8.12 15:32 수정 : 2005.08.12 15:39

영화 ‘가발‘에서 삭발 연기투혼을 펼친 배우 채민서. (서울=연합뉴스)

두 달 반 동안 우유와 초콜릿으로 연명


배우 채민서(24)가 요즘 좌불안석이다.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은 영화가 11일 개봉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공포영화 '가발'의 주인공을 맡아 과감히 삭발까지 감행했던 용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지금은 그저 개봉 앞에서 '작아질' 뿐이다.

"정말 잠도 안 오고, 관객 반응이 너무 궁금하다"며 상기된 표정을 짓는 그를 만났다. 5월 말 크랭크 업 후 기르기 시작한 머리카락이 어느새 새싹 돋듯 자라나 지금은 도발적인 스포티함을 풍긴다. 대단히 짧지만 과거 어느 여가수가 일부러 하고 나온 머리 스타일 같아 전혀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한동안 가발과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너무 덥고 땀띠도 나서 그냥 벗고 다니기로 했으며 이제 그런 대로 많이 자랐다"며 씩 웃었다.

◇ 첫 주연, 어깨가 무겁다

'가발'은 섬뜩한 예고편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올 여름 개봉할 한국 공포영화 중 가장 무서운 예고편으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사회 직후 중반부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가 컸던 때문이었을까.

채민서는 이에 대해 "안 그래도 시사회 직후 바로 재편집을 해 장면장면의 연결고리가 훨씬 부드러워졌다"면서 "시사회만 봤다면 꼭 다시 보라"고 당부했다.

첫 주연인데 시사회장에서 영화를 제대로 보기나 했을까.

"처음 출연한 '챔피언' 시사회 때는 조금밖에 안 나오는데도 창피함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봤어요. 이번에는 그때보다는 좀 나았지만 그래도 처음 볼 때는 영화가 전혀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 후에 또 보고 나서는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다행히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이 "정말 힘들게 연기했겠다"고 말해줘 '작은' 위안이 되고 있다고.

◇두 달 반 동안 우유와 초콜릿으로 연명

'가발'에서 채민서는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린 수현을 연기했다. 가망이 없어 보이는 수현에게 어느날 탐스러운 가발이 손에 들어오면서 그는 언제 아팠냐는 듯 생기를 되찾고 욕망도 되찾는다. 이 때문에 그는 극중에서 아픈 모습과 생기 있는 모습을 오가야 했는데, 아픈 모습을 위해 촬영 내내 거의 먹지를 않았다.

"촬영하는 두 달 반 동안 밥은 거의 안 먹었어요. 세트장에서 식당을 두 번이나 갔을까요. 심하게 못 참겠다 싶으면 밥 대신 반찬만 몇 개 집어 먹었지요. 너무 어지러울 때는 생식, 우유, 초콜릿을 먹었습니다. 덕분에 실제 수현처럼 촬영 내내 핏기가 없었지요."

그렇게 굶었다가 요즘 다시 먹기 시작하니 '요요'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애로사항도 있다.

"크랭크 업하고 밥 반 공기를 먹었는데 바로 1㎏이 쪄서 당황스러웠어요."

◇한결 성숙해졌다

"성격도 급하고 덤벙댔는데 이번 영화를 하면서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아요. 날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각오로 덤벼서 그랬는지 촬영 끝내고 나니까 실제로 성격이 바뀌더군요. 성숙해진 것 같아요."

하긴 삭발만으로도 여자로서는 대단히 '큰 일'을 치른 셈이니 '가발'로 인해 채민서가 변했다고 해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다행히 '가발'이 개봉 성적과는 관계없이 배우 채민서에게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를 메인으로 하는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 그 증거.

"어깨가 너무 무겁습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부지런히 작품을 하고 싶어요."

'파릇파릇' 돋는 그의 '신선한' 머리카락만큼 '가발' 이후 그의 필모그라피도 싱싱하게 자라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