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22 16:47
수정 : 2005.08.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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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검찰 떡값 유통과정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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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또다시 권력비리구조에 카메라
딱 걸렸다. 삼성과 검찰의 ‘떡값’ 고리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에 의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안기부 엑스파일’에서 삼성의 떡값 관리 대상으로 지목됐던 ‘7명의 검찰’도 실명공개됐다. 본인들의 부인으로 아직은 의혹 단계다.
하지만 국민적 분노는 이미 한국 사회의 양대 파워집단, 삼성과 검찰의 냄새나는 커넥션을 향해 끓어오르고 있다. 삼성그룹은 국내 최대 방앗간, 일부 잘 나가는 검찰 간부 집엔 일년 내내 가래떡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비아냥이 나돈다. 한 점 의혹 없는 실체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세상을 들썩이는 삼성과 검찰 사이 ‘떡값 엑스파일’의 의혹을 파헤친다. 23일 밤 11시5분 ‘엑스파일, 삼성과 검찰’이다.
먼저 엑스파일 녹취록이 만들어질 무렵, 삼성과 검찰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하게 만드는 정황들을 추적한다. 기아자동차 부도 사태가 대표적이다. 1997년 10대 재벌의 하나로 꼽혔던 기아자동차가 부도를 맞았다. 당시 기아는 “삼성자동차가 기아 및 쌍용 자동차의 구조개편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만들어 유포했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삼성이 기아자동차를 합병하기 위해 부실기업이라는 루머를 퍼트렸다는 주장을 담았다. 하지만 수사는 내사단계에서 중단됐다. 한 달 뒤엔 삼성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다. 그런데 당시 내사를 담당한 서울지검 특별범죄수사본부 본부장이 ‘엑스파일’ 속 7명의 검사 중 한 명임이 드러난다. 이를 비롯해 7명 검사들의 업무 궤적 속에 드러나는 삼성과의 연결 고리들을 하나하나 맞춰본다.
참여 정부 들어서도 검찰의 삼성 봐주기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이를 또한 돌아본다. 2003년 에스케이 압수수색 이후 검찰의 수사망은 삼성과 현대 등 다른 재벌기업으로 뻗어갈 듯 보였다. 하지만 중단됐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돈인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회삿돈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도 봐주기 의혹이 드러난 바 있다. 홍석현 <중앙일보> 전 사장의 동생이자, 이건희 회장의 처남인 홍석조 인천고검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그 경위를 살펴본다.
검찰은 공식적으로 삼성의 떡값 제공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과연 진실일까? <피디수첩>은 전직 검사 출신 법조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 떡값의 현실성을 검증한다. “삼성 직원과 검사가 골프치러 다닌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검사들은 기업들에게서 진행비 내역으로 돈을 받는다.” 대답들은 거의가 떡값의 존재에 고개를 끄덕인다. 한 법조인은 “선배들을 통해서 떡값을 주는데, 거절하면 인간관계가 끊어진다”고 말한다.
물론 떡값 고리의 인간관계 형성엔 조건이 따른다고 한다. ‘7명의 검사’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특수부 출신이다. 대검 중수부 검사 출신 함승희 전 의원은 “특수부 출신 검사가 기업으로 가는 것은 검찰의 정보를 팔아먹으러 간 것”이라고 따끔하게 질책한다. 참여연대 조사 결과, 삼성과 연결된 법조인 59명 가운데 47%가 특수부를 거친 검사 출신이었다. <피디수첩>은 “검찰과 삼성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 구조본 법무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한 드러내 보이겠다”고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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