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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9.03 19:35 수정 : 2013.09.03 22:17

위부터 <왕가네 식구들>, <결혼의 여신>

작품 끝나기도 전, 다른 작품 출연
정반대 캐릭터 연기에 시청자 혼란
인지도 높을수록 여러 배역 동시에
“드라마 완성도 위해 겹치기 막아야”

주말 저녁 7시50분 <왕가네 식구들>(한국방송2). “이태란이 나오네?”

<왕가네 식구들>(사진 위)이 끝나고 1시간 뒤 채널을 돌려 밤 9시55분 <결혼의 여신>(아래·에스비에스). “엇, 또 이태란이네!”

드라마 팬이라면 고개를 갸웃할 만하다. 이태란이 1시간여 시간차를 두고 주말 저녁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겹치기 출연이다.

캐릭터는 상반된다. 8월31일부터 시작된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잘난 첫째 딸 왕수박(오현경)에 가려 구박만 받는 둘째 딸 왕호박 역을 맡았다. 무능한 남편(오만석) 탓에 ‘짠순이’가 된 터라 옷차림새도 아주 수수하다. 언니 집에서 가사도우미처럼 살림도 대신 해준다. 하지만 <결혼의 여신>에서는 180도 변한다. 재벌가 둘째 며느리로 호텔 경영에 참여한다. 집안에 가사도우미를 여럿 두고, 시어머니와 함께 셋째 며느리 남상미를 구박한다. 마치 <왕가네 식구들>에서 당한 것을 <결혼의 여신>으로 푼다는 착각마저 부른다.

이태란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원래 <결혼의 여신>이 20부작이었는데, 32부작으로 늘어나며 겹치기 출연이 됐다. 작가(문영남)와 작품이 좋아서 포기할 수 없어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이태란은 <소문난 칠공주>로 문영남 작가와 연을 맺었다. 두 드라마의 연기가 헷갈리지는 않을까. 이태란은 “정반대의 캐릭터이고, 입는 옷차림도 달라서 자연스럽게 다른 연기가 나온다”고 했다. <결혼의 여신>이 현재 20부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앞으로 한 달 이상 1시간여 차이로 성격과 옷차림이 확 변하는 이태란을 봐야 한다.

이태란처럼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에 2개 이상 출연하는 연기자는 여럿 된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베테랑급이 많다. 천호진은 월·화요일에는 저녁에 의류업체 사장(에스비에스 일일극 <못난이 주의보>)이었다가, 2시간 뒤 밤에는 병원장(한국방송 2텔레비전 <굿 닥터>)이 된다. 김창완은 <굿 닥터>에서는 병원을 통째로 삼키려는 야망가이지만, 그 직후 <티브이엔>(tvN)이 방영하는 <후아유>에서는 경찰 강력반 팀장으로 나온다. 아직까지는 <굿 닥터>에서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않아 큰 혼선은 없다.

길용우처럼 ‘월화수목금토일’ 내내 모습을 드러내는 연기자도 더러 있다. 길용우는 월~금요일에는 <지성이면 감천>(한국방송1), 주말에는 <금 나와라 뚝딱>(문화방송)에 등장한다. 길용우는 이태란처럼 <오자룡이 간다>(문화방송>가 연장 방송되는 바람에 시간 차를 두고 2주 동안 두 개 방송사의 저녁 일일극에 출연하기도 했다. 한진희와 김청 또한 월~금요일에는 아침극 <두 여자의 방>(에스비에스)에, 주말에는 각각 <금 나와라 뚝딱>과 <원더풀 마마>(에스비에스)에 출연한다.

겹치기 출연 자체를 문제삼는 목소리는 많지 않지만 불만스러워하는 이들도 있다. 한 조연급 연기자는 “두 드라마 촬영 스케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제작진이나 동료 연기자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저쪽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길어지면 이쪽의 다른 연기자들은 몇 시간씩 촬영장에서 대기하기도 한다”고 했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서 김수현 작가처럼 연기자의 겹치기 출연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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