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6 17:39
수정 : 2005.09.07 09:52
|
사회자 안건 이해부족 쟁점 ‘시시비비’ 못짚어
|
사회자 안건 이해부족
지난 2일 방송된 에스비에스의 토론 프로그램 <시시비비>가 사회자의 준비 부족과 진행 미비로 핵심 쟁점에 대한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토론의 주제는 ‘방송 통신 융합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피시(PC)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연결해 수백개의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아이피티브이(IPTV) 도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이 신규 서비스에 대한 규제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사회자인 이영대 변호사는 토론자들이 발언을 하는 중간에 끼어들어, 과연 사회자가 토론 준비를 충실히 했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질문을 했다. “디엠비(DMB)라는 것이 어떤 것의 약자인가요?” “에스오(SO)나 엠에스오(MSO)라고 하는 것은 사업자를 말씀하시는 것이죠?”라는 질문을 한 것.
이에 대해 한 시청자는 “방송 통신 융합을 주제로 하는 토론에서, 사회자가 디엠비(디지털 멀티미디어 브로드캐스팅)와, 에스오(cable system operator·케이블 시스템 사업자), 엠에스오(multiple system operator·복수사업자) 같은 주요 용어를 잘 모르고 있는 듯한 질문을 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자는 토론자의 발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 중간 정리를 틀리게 하거나, 사회자의 질문에 토론자가 엉뚱한 답변을 계속하는데도 단호하게 정리를 하지 못해 토론시간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예를 들어 토론자로 참석한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부 교수가 아이피티브이를 방송과 통신의 양분법적으로,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발전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도, 이영대 변호사는 “그러니까 방송 통신 양분법을 극복하는 대안을 마련했는데, 그것은 어떤 제3의 영역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런 취지이십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김 교수는 부연설명과 함께 “방송과 통신이 제3의 영역이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답했다.
방송 통신 융합 서비스에 대한 규제나 육성 등을 다루는 법·제도적 장치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토론자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과정에서도 사회자의 진행 미숙이 드러났다.
한 시청자는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이 자신의 견해는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앞서 나온 내용을 되풀이해서 길게 설명을 한 것도 문제이지만, 사회자가 빨리 끼어들어 유 의원의 발언을 정리하고 개인적인 견해가 무엇인지 다시 물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청자는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이 비슷한 얘기를 하면서 5번째 발언에서야 ‘방송위와 정보통신부 이외 별도의 기구를 한시적으로 만들자’는 견해를 밝혔다”며, “토론이 너무 소모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한 토론자는 “방송이 끝난 뒤 방청객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사회자의 준비 부족으로 토론의 핵심쟁점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