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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에 대한 채널공급 중단 뜻을 밝힌 씨제이미디어(엑스티엠) 채널의 인터넷 초기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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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이 이어 ABO도 곧 철수키로
“방송위 엠피피 규제 필요” 지적도 유료방송 채널사업자(피피)들의 위성방송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가입자가 훨씬 많은 케이블방송 쪽에만 채널을 내보낼 계획이다. 가뜩이나 케이블의 10%에 불과한 낮은 가입률로 고심하고 있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쪽은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시청권 침해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씨제이그룹 계열의 복수채널사업자(엠피피)인 씨제이미디어는 이르면 2월1일부터 음악채널 <엠넷>과 오락채널 <엑스티엠>의 스카이라이프 방영을 중단할 방침이다. 스카이라이프 쪽은 “지난 12일 씨제이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송출중단을 통보해왔다”며 “<엑스티엠>은 계약기간이 올해 말까지이고, 지난해 말로 계약이 끝난 <엠넷>도 계약만료 뒤 최종 협상을 위해 60일간 더 송출하는 조건을 어겼다”고 밝혔다. 씨제이미디어는 스카이라이프 쪽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9일 최종조율 자리에서 중단 시점을 한달 가량 더 미룰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씨제이미디어에 이어 케이블·위성 피피인 씨넥서스 쪽도 무협영화 전문 채널 <에이비오>의 위성방송 공급을 다음달 1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씨넥서스 쪽은 “광고시장 규모가 큰 케이블방송 쪽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 말고도 5~6개 피피가 더 스카이라이프와의 계약 갱신을 두고 고민중인 상황이다. 한 피피 관계자는 “케이블과 위성 모두 연말로 계약이 끝난 상태”라며 “매체력이 강한 케이블 쪽이 광고에 유리한데다 솔직히 에스오들의 압력도 있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2년 말에도 엠피피의 하나인 온미디어 쪽이 스카이라이프와의 수신료 및 채널 패키지 재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투니버스>와 <수퍼액션> <엠티브이> 등 세 개 채널의 위성방송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피피들의 잇단 위성방송 이탈은 기본적으로 케이블티브이방송국사업자(에스오)와 위성방송 사이의 뿌리깊은 채널경쟁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올해의 경우 케이블방송 업계 내부의 경쟁이 겹치며 더욱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미디어가 일찌감치 인기채널을 케이블쪽 에만 공급하며 가입자가 많은 보급형 채널을 많이 보장받아 막대한 광고수익을 올리자, 씨제이미디어 쪽도 보급형 확대를 위해 위성방송에서 채널을 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엠피피들의 보급형 공방전 여파로 중소 피피들도 줄줄이 보급형 채널 사수와 진입 경쟁에 나서게 됐고, 그 여파가 위성방송 쪽으로 다시 밀어닥치는 ‘범람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위성방송의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선 케이블업계 내부의 공정경쟁 방안 정착과 함께 ‘범람효과’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자율적 해결이 안될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엠피피들은 위성과 케이블에 모두 채널을 공급하도록 한다든지 하는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위는 26일 오후 스카이라이프와 씨제이미디어 관계자를 불러 의견조율을 벌인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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