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9 18:21
수정 : 2005.09.09 18:24
올리브 나무 숲속 이란영화
올리브 나무 사이로(S 밤 1시5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이란북부 3부작 가운데 완결편. 영화 속 영화라는 액자의 형식을 취한 작품으로 3부작의 2편인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를 찍을 무렵 지진 직후의 폐허에서 결혼식을 치른 신혼부부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다.
영화가 시작되면 감독이 등장해 영화에 출연할 배우를 뽑는 중이라고 말한다. 새 영화 속에서 신혼부부 역할을 맡게 된 호세인과 테헤레는 실재 생활에서도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사이다. 촬영 틈틈이 책을 읽는 테헤레는 교양있는 새침이 스타일이지만 호세인은 글을 읽을 줄도 모르고 집도 없다. 당연히 테헤레의 가족들은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한다. 호세인은 영화 촬영 틈틈이 테헤레에게 구애하고 둘의 갈등은 영화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배어나온다. 계급이 다른 두 사람의 갈등을 통해 전작들에서 보다 감독의 세계관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촬영을 마친 뒤 테헤레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어가는 올리브 나무 숲길을 호세인이 따라가는 모습을 멀리서 길게 찍은 마지막 장면은 ‘길’의 감독 키아로스타미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명장면이다. 12살이상 시청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