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22 19:35
수정 : 2014.04.2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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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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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쓰리데이즈 이어
빅맨·개과천선 등 방영 앞둬
권력 치부 들추고 정의가 승리
그렇지 못한 현실 꼬집어
주인공도 서민…대리만족 줘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는 1주일 내내 권력에 맞선다. 정·재계 등 권력층의 거대한 음모가 펼쳐지고,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 현실에서도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골든크로스>(한국방송2 수·목 밤 10시)는 상위 0.001% 최고위층으로 한국 경제를 움켜쥔 비밀클럽 골든크로스의 음모에 휘말려 가정이 무너진 한 검사가 복수에 나선다. <쓰리데이즈>(에스비에스 수·목 밤 10시)의 경호관 한태경(박유천)은 아버지의 죽음과 대통령 암살의 배후를 추적한다. 22일 종영한 <신의 선물-14일>(에스비에스) 속 엄마 김수현(이보영)은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나서다가 거대 음모와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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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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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구현’에 집중하는 다른 드라마들도 줄줄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28일 첫방송을 하는 <빅맨>(한국방송2 월·화 밤 10시)은 갑자기 재벌집안의 장남으로 대접받게 된 고아출신 남자가 재벌가의 추악한 진실에 맞서는 이야기다. 30일 방영하는 <개과천선>(문화방송 수·목 밤 10시)은 오직 돈을 위해 살았던 한 변호사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뒤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스비에스 수·목 밤 10시, 5월7일 방영)는 1년차 신입 형사 4명과 최고의 수사관인 강력반 팀장의 이야기이고, 6월18일 방영하는 <조선총잡이>(한국방송2 수·목 밤 10시)는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2000년대 들어 기득권이나 사회 부조리를 다룬 드라마는 꾸준히 방영됐지만, 주로 과거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웅담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2012년 <추적자>(에스비에스)에선 과거가 아닌 현재가 맨얼굴을 드러냈다. 정해룡 <한국방송> 책임피디는 “이전에도 수사물이나 미스테리물에서 재벌이나 정치권의 치부를 일부 드러냈다. 그러나 <추적자>에 이르러 현재의 사회적 치부가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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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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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사이 이런 드라마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사회 분위기의 반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무기징역을 받고도 호화병실에서 생활한 ‘재벌가 사모’의 이야기나 ‘갑과 을’의 문제 등으로 사회가 떠들썩해지면서 기득권층을 향한 소시민의 분노가 들끓었다. <빅맨> 제작진은 “돈과 권력의 힘은 무기징역을 받은 여자를 병원특실에서 호화롭게 살게 했다. 그들만의 세상에 맞서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주인공도 특출난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소시민인 경우가 많다. <빅맨>의 주인공은 삼류 건달이고, <신의 선물>에서는 엄마와 흥신소 직원이다. <쓰리데이즈>에서는 말단 경호원과 파출소 여순경이 음모를 파헤친다. <신의 선물>의 김수현이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것처럼 소시민의 고군분투는 힘겹기만 하다. 정해룡 책임피디는 “<빅맨>에선 서민이 재벌과 싸운다. 서민의 아픔이나 서민의 정서를 보여주고 우리에게는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힘없는 사람의 ‘한방’은 부조리한 현실에 답답해하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삭막한 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간절히 바란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주인공 서판석을 연기한 차승원은 “서판석은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인물이다. 많은 분들이 매력을 느끼시게 될 것”이라 말했다고 에스비에스는 전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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