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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6 14:56 수정 : 2005.09.16 15:45

‘굳세어라 금순아’의 한혜진

MBC TV 인기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극본 이정선, 연출 이대영)가 호주제로 인한 갈등을 정면으로 부각시키며 결말을 향하고 있다.

'굳세어라 금순아'는 최근 금순(한혜진)과 구재희(강지환)가 사랑을 확인한 후 결혼을 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단 양가의 허락을 받았으나 문제는 금순의 아들 휘성. 금순은 엄마로서 당연히 휘성을 데리고 살겠다고 하지만 시부모가 완강히 이를 거절하면서 친권과 호주제 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재희의 어머니 역시 결혼은 허락하지만 휘성은 놓고 오길 바란다.

특히 재희가 금순의 시부모를 찾아와 자신도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이모부에게 입적돼 숱한 갈등을 겪었다며 금순의 아들을 구씨 성으로 바꾸고 자신은 5년 동안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말을 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극중 금순의 시아버지는 "어떻게 노휘성을 구휘성으로 바꿀 수 있느냐. 괘씸한 것… 감히 우리 정완이 애를" 이라며 극도의 반발을 보인다.

금순과 시아버지의 갈등은 지금까지 친딸과 친정 아버지 만큼이나 정답게 묘사돼 왔던 터라 시청자들에게 더 심하게 보인다.

이 드라마는 호주제가 법적으로 폐지됐음에도 법으로만은 결코 해결될 수 없는 '핏줄'이라는 정서를 끄집어내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친권과 양육권 및 호주제를 둘러싼 갈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것.

2003년 호주제 폐지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했을 당시 KBS 일일극 '노란 손수건'(극본 문영남, 연출 김종창)이 미혼모의 아들에 대한 친권을 주요 소재로 삼으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노란 손수건'은 남녀평등 방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금순이의 상황을 둘러싼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이 역시 우리 사회에 여전히 호주제의 잔영이 크게 드리워있다는 것을 대변한다.


시청자들은 "시부모의 심정을 백번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부모가 아들을 잃고 손자까지 떠나보내는 상황을 맞고 싶겠느냐"며 휘성이를 끝까지 데려가겠다고 고집하는 금순이를 비난했다.

그러나 금순이 편도 만만찮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아이는 당연히 엄마가 키워야 하며, 법적으로도 금순이에게 친권이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휘성이를 임신했을 때 아이를 지우라고 했던 시부모의 과거(?)를 문제 삼기도 한다.

시청자 장주웅씨는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정에 대한 문제다. 법적으로는 물론 금순이한테 권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부모 입장에서는 자기 손자가 혹시라도 재희한테 학대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아이가 자신들을 떠난다는 두려움때문에 완강하게 거부하는 건 당연하다. 그저 그런 결론이 아니라 좀 더 '쿨'한 금순이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30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굳세어라 금순아'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순의 할머니가 재희를 찾아가 헤어져달라고 말하고, 재희 역시 휘성과 떨어져 살 수 없는 금순에게 이별을 통보하며 금순도 이를 받아들인다.

자신들 때문에 두 사람이 헤어졌다는 사실을 안 시부모가 고민에 빠진다는 대본까지 나와 있는 상황.

이 드라마의 장근수 책임 프로듀서는 "법을 둘러싼 갈등보다는 새로운 가족이 되면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거치며 사람들끼리 느낄 수 있는 정에 대해 그리고자했다. 금순과 재희의 사랑뿐 아니라 시부모와 금순이의 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극중 배역들의 여러 상황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자신의 상황과 동일시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 말했다.

'굳세어라 금순아'는 시청률 30%가 넘는 가운데 최고 인기 드라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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