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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그 노래를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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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국제다큐영화제
82개국 781편 출품작중 38편
25~31일 하루 10시간씩 방영
몸 장착 장비 현장 더 깊이
내전·연애 등 장르 다양해져
한여름 무더위에 지쳐있다면 1주일 동안 다큐의 바다에 풍덩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텔레비전과 극장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이비에스(EBS) 국제다큐영화제’가 ‘다큐, 희망을 말하다’는 주제로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올해 11번째로, 텔레비전으로 하루 평균 10시간씩 내보내고, 상명대학교, 롯데시네마 누리꿈(상암) 등 5곳에서 관객을 직접 만난다. 올해는 처음으로 스마트폰과 누리집에서 다시보기 서비스도 지원한다. “좋은 다큐를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는 신용섭 <교육방송> 사장의 말처럼 세계에서 호평받은 작품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교육방송> 쪽은 “이비에스 국제다큐영화제는 2004년 포문을 연 뒤 세계에서 주목받는 다큐영화제로 성장했다”고 자평한다. 호평 속에 출품작도 꾸준히 늘었다. 2004년 129편에 그쳤지만, 올해는 82개국에서 781편을 출품했다. 그 중에서 50편을 상영작으로 선정했다. 텔레비전에선 38편을 방영한다. 개막작인 미국 마이클 로사토 베넷 감독의 <그 노래를 기억하세요>와 특별상영작인 영국의 올란도 본 아인시델 감독의 <비룽가>를 중심으로 총 10개 부문으로 나눠 소개한다. 심사위원들이 심사하는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에는 모두 9편을 선정했다. 캐나다 로라 바리 감독의 <아리엘>, 한국 이승준 감독의 <달에 부는 바람> 등이다.
이번 영화제의 실무를 담당하는 권혁미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패션 섹션이 새로 생기는 등 어느해보다 장르가 다양해져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실제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내용이 비슷한 비중으로 공존한다. 리비아 내전을 담은 미국 마샬 커리 감독의 <포인트 앤 슛> 등 중동 내전 관련 다큐멘터리가 3편 상영되는 한편으론, 연애 못 하는 공대생들이 주인공인 <공대생의 연애공식> 등 달달한 ‘연애 다큐’도 3편 내보낸다. 영화제를 총괄하는 이협희 사무국장은 “박물관 리모델링 과정을 다룬 건축 다큐도 눈에 띄더라”고 했다.
올해는 달라진 다큐 제작 방식도 눈에 띈다. 2011년 8월부터 3년 동안 시리아 내전을 담은 <홈스는 불타고 있다>와 <포인트 앤 슛>은 몸에 장착하는 카메라인 ‘고 프로’(Go Pro)를 사용했다. 이제껏 어깨에 메고 뛰어야 했는데, 상대적으로 가벼운 장비로 몸에 장착함에 따라 현장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다. 그만큼 더 역동적이고 현장감 넘친다. 권혁미 프로그래머는 “1인 미디어 시대에서 비롯됐는지, 최근 1~2년 사이 다큐 제작 장비와 소재, 접근법이 급속도로 변했다”고 한다. <아이디: 시카고 걸>(시리아·미국)은 시리아 내전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이야기다.
이번 영화제가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첫손에 꼽히는 성과는 ‘다큐멘터리도 감독의 예술혼이 들어간 영화’라는 인식을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올해도 러시아 다큐멘터리 거장으로 불리는 빅토르 코사코프스키 특별작과 올해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수상작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미국)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다큐가 대거 선보인다.
올해는 무엇보다 다큐멘터리의 대중화에 신경을 썼다. 토크콘서트는 물론, 덕 블록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등 전문가 12명이 강의하는 아카데미(26~28일 상명대학교) 등 다양한 참여의 장이 마련됐다. 경쟁작 9편은 빅토르 코사코프스키 심사위원장 등 5명이 심사한 뒤 대상과 다큐멘터리 정신상, 심사위원 특별상, 유니세프 특별상을 시상한다. 시청자와 관객이 정하는 ‘시청자·관객상’도 수여한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누리집(www.eid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권혁미 프로그래머 추천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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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는 불타고 있다>(시리아·독일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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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의 연애공식>(핀란드·독일·불가리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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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룽가>(영국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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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와 알렉산드라>(노르웨이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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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박수 소리>(한국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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