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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8.25 15:52 수정 : 2014.08.25 19:42

배우 송혜교 씨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송혜교

불치병 앓는 17살 아들 둔 엄마역
“많은 걸 포기했던 엄마 덕에 몰입
사투리·욕설? 어렵지 않게 연기해”

<순풍산부인과><가을동화><올인><풀하우스><그들이 사는 세상><그 겨울,바람이 분다>….

상큼발랄 여대생, 비련의 여주인공,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적 여성상까지. 지난 1996년 데뷔 이후 작품마다 승승장구하며 브라운관을 장악한 송혜교(32·사진)는 ‘드라마의 여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의외로 영화 속 송혜교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파랑주의보>(2005)를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1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스크린에서는 아직 ‘대표작’이라 불릴 만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지 못했다. 그런 송혜교가 다소 의외의 캐릭터로 ‘영화배우’로서 새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그는 10대에 낳은 불치병(조로증) 아들을 키우는 엄마(미라) 역을 맡았다.

25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유명세에 견줘 티켓파워가 없다’는 평가가 많다는 질문에 “영화를 늦게 시작하기도 했고 좋은 작품임에도 관객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아직 시간이 많기에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가볍고 트렌디한 드라마로 데뷔해 그런지 영화는 무겁고, 어두운 작품에 많이 끌린 것도 이유인 듯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아빠에게도 철없이 욕설을 내뱉는 17살 ‘여고생’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17살 아들을 둔 34살 속 깊은 ‘엄마’까지 폭이 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아직 미혼이고 아이가 없는 송씨가 소화하기엔 조금 벅차지 않았을까. “우리 엄마가 저를 20살에 낳으셨어요. 엄마가 저를 가진 뒤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했는지 잘 알고 있어 캐릭터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미라가 아이를 업고 쇼윈도에 걸린 예쁜 원피스를 바라보는 장면이 연기를 하면서도 가장 짠했다고 했다. 그의 엄마를 울린 장면이기도 하단다.

“일부러 막 눈물 뽑아내는 ‘모성의 극치’를 보여주기보단 친구같은 엄마, 편안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 송혜교가 절절한 모성을 연기한다해도 관객들이 공감을 잘 못할 것 같기도 했고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전형적인 최루성 가족영화가 아닌, 폭소가 터지는 웃음 코드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영화다. 송씨는 사투리 연기, 욕설연기 등 의외의 모습을 선보인다. “고향이 대구라 데뷔 초엔 사투리 없애느라 고생했어요. 18년 만에 사투리 연기 하려니 다시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죠. 다행이 아직 ‘억양’이 살아있다고들 하더군요. 욕은…. 음, 주변에 욕 잘 하는 사람 많아서 ‘쉽게’ 배웠어요.”

<정사>,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를 연출한 이재용 감독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어 평소에 일부러 친분을 쌓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했다. 오래 공을 들인 끝에 기회가 와서 행복하단다. “<정사>에서 감독님이 보여주신 미려한 미장센과 디테일이 좋았어요. 이 영화는 오랜만에 나온 가족영화고, 온 가족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영화라 꼭 하고 싶었어요.”

최근 ‘세금 탈루’ 논란을 일으켰던 송씨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러워했다. 인터뷰 시작부터 “죄송하다”는 말을 연거푸 쏟아냈다. 곤혹스러운 상황에도 인터뷰에 나선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도 배우의 도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듯 했다. 그러면서도 배우로서의 포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풀하우스>의 ‘곰세마리’노래로 저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데, 벌써 10년 전 작품”이라며 “이제 굳어진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김혜수·전도연 선배님처럼 악역이나 캐릭터가 센 배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영화사 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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