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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5일 시작되는 에스비에스 에서 서동을 맡은 조현재와 선화공주 역의 이인영. 같은달 24일 첫 전파를 타는 문화방송 의 주인공 손창민. 올 가을부터는 안방극장에 와 등 대형 사극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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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BC 새 사극 ‘신돈’ 맡은 손창민
“그동안 사극 출연 제의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사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극을 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6년간 드라마 출연을 쉬면서 재충전을 했으니, 앞으로는 안방극장에서 친근한 중견 연기자로 뿌리내리고 싶습니다.” 문화방송의 주말 드라마 <제5공화국> 후속으로 24일(밤 9시40분)부터 전파를 타는 대하사극 <신돈>(극본 정하연·연출 김진민)에서 ‘신돈’역을 맡은 손창민을 경기도 용인의 오픈세트에서 만났다. <신돈>은 문화방송이 올해 10대 기획의 하나로 선정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다. 공민왕 역은 정보석이, 노국공주 역은 서지혜가 맡았다. 지난 1971년 영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로 데뷔한 손창민은 88서울올림픽 홍보 영화인 <춘향전>에 ‘이도령’ 역으로 출연했지만, 대형 사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돈 이미지 나빠 거듭 거절인물 철저히 분석해보니
노무현·노회찬 섞은듯한 개혁가
중견연기자로 뿌리내리고파 “에스비에스 드라마 <불량주부> 출연 이후 영화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신돈> 출연 제의가 왔어요. 처음엔 신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시놉시스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가와 피디가 ‘반대로 생각해봐라. 신돈 역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밝고 건강하며 좋은 이미지의 당신 같은 연기자가 신돈을 맡으면 효과가 배가되지 않겠느냐’고 설득해 수락하게 됐습니다.” 손창민은 <신돈> 출연을 결정한 뒤부터는 철저하게 신돈이란 인물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료가 거의 없는 데다, 몇줄밖에 언급돼 있지 않고, 있는 자료도 ‘그랬다더라’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가운데서 그는 나름대로 신돈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신돈은 노무현 대통령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을 합쳐놓은 것 같은 개혁적 인물입니다. 정당으로 치면 민주노동당쯤 될까요? 한나라당은 아닌 것 같고.” 그는 “고려 말 격변기, 중국의 핍박을 받던 시기에 공민왕은 자신이 할 수 없었던 개혁을 위해 천민 출신인 신돈을 내세웠다”며, “신돈은 시대가 낳은 인물로, 이 드라마를 통해 그가 당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공민왕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인물과 시대상을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신돈에 대해 ‘요승’이란 부정적 평가가 부각돼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신돈이 개혁적 인물로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신돈’ 하면 손창민이 떠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기자는 연기의 폭이 넓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손창민은 전작인 <불량주부>에서 코믹 연기를 했기 때문에, 바로 다음 작품에서 비슷한 역을 맡는다면 특별히 눈길을 끌 수 없으리라 싶었다. 그래서 지금 출연하는 <신돈>에서는 캐릭터 변화가 큰 만큼 더 돋보일 수 있어 편하게 연기하고 있단다. 그는 <불량주부>에서의 ‘구수한’ 역에 대해 “90% 정도는 실제 가정에서의 내 모습이었다”며, “한국의 일반 가정과 기혼남들의 생활을 다룬 드라마라서 결혼생활 15년째인 나로서는 부담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99년 문화방송의 인기 드라마 <국희>를 끝낸 뒤 6년 가량 연기를 쉰 이유를 물어보자 이렇게 답했다. “그 즈음 <애드버킷> <국희> 등 출연한 드라마가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시청률도 높았고, 상도 많이 탔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청자에게 더 새로운 것을 보여드릴 게 없더라구요. 이대로 잘못 가면 파묻히겠다 싶어서 쉬기로 했지요.” 연기에 대해서는 평생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는 그는, 이제 자신의 연기와 행동, 말에 책임져야 할 나이가 되고 보니 예전에 비해 작품을 대하는 시각도 달라졌다고 했다. “시청자들께서 마흔이 넘은 제 얼굴을 보시겠어요? 아니면 몸매를 보시겠어요? 중견 연기자로서 뿌리를 내릴 때가 된 이 시기에 맡은 ‘신돈’ 역은 제게 하나의 큰 시험대가 될겁니다.” 용인/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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