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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 출연한 동물배우 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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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5년 달봉이 ‘중견 배우급’
비중 따라 전체 출연료 몇천만원대
훈련소에서 ‘연습생’ 생활 뒤 데뷔
전용 대기실·간식·영양제까지
자주 나오면 식상…‘신인’에 밀려
“자, 이걸 던지면 받는 거야!” 경기도 남양주의 한 동물연기 전문 훈련소. 다음날 드라마 촬영을 앞둔 배우가 연기 연습에 한창이다. 상대가 부메랑을 던지면 달려가 받아 되가져오는 장면이다. 10분가량 반복 연습 끝에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다. 연기 연습에 몰두했던 배우 이름은 벤지.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스비에스)에서 ‘달봉’으로 출연해 인기를 끈 바로 그 개다. 최근 드라마나 광고에서 동물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07년 <해피선데이-1박2일>(한국방송2)의 ‘상근’처럼 단순히 자리를 지키는 데서 벗어나 극 전개에 꼭 필요한 배우의 위치까지 올라서고 있다. <내겐…>의 개와 <고양이는 있다>(한국방송2)의 고양이는 남녀 주인공을 연결해주는 매개체 구실을 했다. <압구정 백야>(문화방송)에서는 개를 둘러싼 에피소드가 자주 펼쳐지고, <삼총사>(티브이엔)에서 말은 무사 3인방과 한 몸처럼 움직인다. 비중이 커진 만큼 동물 연기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문1 - 다음 동물 중 훈련시키기 쉬운 순서는? ①강아지 ②고양이 ③돼지 동물도 사람처럼 연기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미리 대본을 받고 한 달 전부터 연습에 들어간다. 달봉의 훈련사 한만수 탤런트도그스쿨 소장은 “꽃바구니를 물고 가는 장면을, 입에 무는 것부터 걸어가서 건네는 행동까지 구분해 연습한 뒤 연결동작을 다시 반복한다”고 했다. 경력 5년의 달봉은 사람으로 치면 중견 배우다. 9살로 사람 나이의 70여살과 맞먹는다. 베테랑이라 웬만한 장면은 몇 번 해보면 금세 해낸단다. <내겐…>에서는 아파서 누워 있다가 주인이 오자 슬쩍 눈을 떠 쳐다보는 고난도의 연기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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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동물 비중이 커지고 있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달봉’은 남녀 주인공을 연결해주는 매개체 구실을 했다.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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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목욕하는 달봉 ②죽은 달봉 ③입원한 달봉 아무리 연습해도 촬영 현장에 가면 사람처럼 얼게 마련이다. 수십명의 스태프에 놀라 꿈쩍도 안 한다. 그래서 돌발상황 등에 대비해 대역도 준비해놓는다. <내겐…>에서는 두 마리의 달봉이 나왔다. 크리스탈이 목욕시켜주는 장면에서는 다른 달봉이 대신 출연했다. “달봉이 나이가 많아 체온이 떨어질까봐”서다. 한 광고에서는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 4마리를 함께 훈련시켜 한 마리인 양 차례로 연기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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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에서 말이 난동 피우는 장면은 촬영 땐 사람이 타고 있었으나 후반 작업에서 사람을 지웠다. 사진 티비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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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10 대 1 ②50 대 1 ③100 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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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있다>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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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도 훈련소에서 연기 연습을 한다. ‘달봉’이 주인에게 재롱 부리는 장면 등을 연습하고 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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