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2 17:46
수정 : 2005.10.13 15:25
세대간 공감 시도 ‘올드앤뉴’ ‘해피투게더 프렌즈’
끝없이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는 뚝심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방송 3사에 어슷비슷 넘쳐나는 토크쇼 형식의 오락프로들이다. 연예인들의 사교장을 방불케 하는 수다판이 백해무익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고민도 없지 않았을 터,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다. 한국방송의 두 오락프로그램의 변신이 그렇다.
화요일과 목요일 밤 11시5분 나란히 방송되는 <상상플러스> ‘올드앤뉴’와 <해피투게더 프렌즈>다. 연예인 신변잡기에서 벗어났고, 늘 연예인 토크쇼 존속의 근거였던 ‘재미’까지도 극대화시켰다. 거기에 ‘공감’에서 비롯한 ‘감동’이 얹히기까지 했으니, 기존 오락프로의 폐해와 견주면 ‘금상첨화’라는 칭찬이 과하지 않다.
‘올드앤뉴’는 청소년과 기성 세대의 언어적 차이를 극대화해 보여준다. 청소년들만 알고 어른들은 모르는 인터넷 신조어와 어른들은 알지만 청소년에겐 어려운 단어들의 뜻풀이가 재밌다. 중요한 것은 차이의 극대화로 끝나지 않고 이것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해피투게더 프렌즈>는 옛 친구 찾기를 통해 누구나 간직하는 추억을 건드린다. 연예인들이 알듯 모를듯한 어릴 적 친구의 얼굴에 눈길을 보낼 땐, 시청자들도 너나 없이 ‘순수의 시대’를 떠올리며 동참한다.
무엇보다 두 오락프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봄직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올드앤뉴’를 보면서는 부모와 자식이 알고 모르는 말에 대해 수다를 떨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들이 <해피투게더 프렌즈>를 볼 땐, 세대는 다를지언정 아련한 옛 친구들을 떠올리기는 마찬가지다. 20대와 50대 출연자가 나와 친구를 찾아도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또 하나의 큰 미덕은 시청자들이 소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청소년과 보통 어른들이 쓰는 말들에 대한 궁금증 풀기가 연예인만의 것이 아니며, 옛 친구 찾기를 보며 시청자들 또한 자신의 추억을 떠올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줄곧 비판받아온 연예인 수다판 ‘그들만의 잔치’를 보며 멍한 표정이었던 이들과는 대조적이라 하겠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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