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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8 14:51 수정 : 2005.01.28 14:51

스타 PD들이 수난을 맞고 있다.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PD들의 드라마 연출작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고 있다. 일부 PD들의 경우 흥행 뿐 아니라 새로운 미학을 추구하려는 노력없이 흥행 공식만 따르려다 오히려 발목잡히고 있다는 평까지 받고 있다.

최근 몇개월 사이 방영된 드라마만 살펴보자.

`별은 내 가슴에'로 유명한 이진석 PD와 `아름다운 날들', `천국의 계단'의 이장수 PD가 공동연출한 SBS TV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KBS 2TV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특히 이 작품으로 김태희는 스타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됐고, 김래원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연기를 선보여 연기자들에 대한 평은 좋았지만 갈팡질팡한 스토리로 작품 자체에 대한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애인', `신데렐라'로 새로운 감성의 멜로 드라마를 선보이며 한 시대를 이끌었던 이창순 PD의 SBS TV `유리화'. 김하늘과 이동건이라는 스타 연기자와 호흡을 맞췄음에도 작년 `장미의 전쟁'에 이어 `유리화'에서도 흥행 참패를 겪고 있다. 10%중반대를 턱걸이했던 시청률은 26일 급기야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다.

2003년 큰 인기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올인'의 유철용 PD의 연출작 MBC TV `슬픈 연가' 역시 10%중반대에서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영상과 대본이 짜임새있음에도 KBS 2TV `해신'의 벽이 두터운 것.

더욱이 권상우ㆍ김희선이라는 스타 배우와 방영전 비록 좋지 않은 사건이지만 송승헌의 병역비리 문제로 일반인들에게 깊이 각인됐던 드라마의 흥행이 부진해 속을 태우고 있다.

SBS TV `세잎 클로버'의 장용우 PD는 아예 방영 도중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명분은 장 PD의 건강상의 이유이지만, 내부에서는 문책성 교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 PD 역시 `복수혈전', `왕초', `나쁜 친구들', `호텔리어' 등 숱한 화제작을 만들어냈다.

장 PD의 교체를 두고 `시청률 지상주의의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 역시 존재하며 개인적으로는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셈이다.

스타 PD들의 이같은 수난은 우선 일차적으로 세태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PD들에게 있다. 최근 시청자들은 `뭔가 다른 새로운 것'을 원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은 멜로 드라마임에도 외양보다는 주인공들의 심리 변화에 집중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입양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한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솜씨있게 풀어냈다. 작년 최고의 인기를 누린 `파리의 연인'은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임에도 맛깔나는 대사와 개연성있는 상황으로 전개했다.

이처럼 최근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는 뭔가 다른 것을 표현했다. 그럼에도 PD들은 자신이 짜놓은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정작 PD들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는 드라마 제작 현실이다. 이창순 PD가 `유리화' 방영전 "내가 이 드라마의 사전 제작에 참여한 부분이 거의 없다. 누구든 이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발언이 이 같은 현실을 대변한다.

`유리화'의 제작사 이김프로덕션의 조윤정 대표는 "제작사에서 작가와 시놉시스를 만든 후 스타 배우를 캐스팅하고, 연출을 맡겼다"고 밝힌 바 있다.

예전처럼 PD가 영화 감독처럼 모든 것을 책임지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 한 제작사 관계자가 "작가와 배우만 갖춰지면 된다. 연출은 아무나 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로 PD의 위상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상태에서 PD들은 제작사의 눈치를 봐야한다.

흥행 감각이 뛰어났고, 한 때 새로운 유행을 선도했던 스타 PD들이 각자 어떤 돌파구를 찾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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