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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의 조진웅.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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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조진웅·지진희·정진영
빠지면 답도 없다는 ‘중년파탈’
남성적 매력과 듬직함까지 갖춰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 큰 인기
“불안한 사회탓 성숙한 인격 갖춘
중년의 캐릭터에 위안 얻는 심리”
“이건 무언의 1패야.” 드라마 <시그널>(티브이엔)을 보며 조진웅(40)한테 반한 여성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조진웅이 섹시해 보일 줄이야!” “조진웅한테 반하다니!” 아무리 부정해봐도, 이미 결론은 났다. 마음의 소리가 외친다. ‘꽃보다 조진웅! 조진웅을 달라!’
<시그널>은 장르드라마의 반격, 케이블드라마의 성장 등 다양한 현상을 낳았지만, 그 첫째는 ‘조진웅 신드롬’이다. 함께 나온 ‘꽃미남’ 이제훈보다 40대인 조진웅이 되레 여심을 들쑤셔놨다. 조진웅의 대학 시절 사진,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지금의 아내한테 프러포즈하는 영상 등 과거 기록까지 샅샅이 소환하며 마치 아이돌 ‘팬질’ 하듯 조진웅 팬질을 해댔다. “조진웅 홀릭이신 분?”처럼 내 마음만 잘못된 게 아님을 확인하려는 듯 동지들을 찾는 블로그 글들도 쏟아진다. 그중 하나는 이렇다. “답도 없다는 중년의 매력에 빠져버렸어요, 이를 어쩌면 좋죠?”
조진웅을 필두로 한 ‘중년파탈’(중년+치명적인 매력남(옴파탈)의 합성어)이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다. 옷 잘 입고 잘생기고 젊어 보이는 ‘꽃중년’들이 주목받던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치명적인 매력으로 20~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마성의 중년들이 인기를 얻는 것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멋진 중년이 아닌, 내 남자로 만들고 싶은, 욕심나는 중년들이 여심을 설레게 한다. 최근 종영한 <애인 있어요>(에스비에스)의 지진희(45), <화려한 유혹>(문화방송)의 정진영(52)도 중년파탈의 대표주자들이다. 극중 68살로 나오는 정진영은 심지어 ‘할배파탈’이라고도 불린다. 정진영은 “묘한 별명까지 지어주며 성원받은 적은 많지 않았다”며 ‘할배파탈’이란 수식어가 “신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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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있어요‘ 지진희.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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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유혹‘ 정진영.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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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파탈, 치명적 매력 비결 이 봄, 연애하고 싶다면, ‘중년파탈’들을 따라하자. <시그널>의 이재한(조진웅), <애인 있어요>의 최진언(지진희), <화려한 유혹>의 강석현(정진영). 20~30대의 여심을 사로잡은 중년파탈의 행동을 뜯어보면 연애의 비법이 보인다. ■ 무심한 듯 챙겨라 “이거 먹어. 널 위해 가져왔어”, 이렇게 대놓고 챙기면 멋없다. 중년파탈들은 무심한 듯 잘해주는 이른바 ‘츤데레’들이다. 차수현이 좋아하는 곶감을 가져온 이재한은 말한다. “짐승 같은 형기대 형사들 틈에서 네 것 하나 지켜냈다.” 좋아하는 여자가 걱정돼도 “우리 자기 너무 걱정돼” 버터 바른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이재한은 박력 있게 소리친다. “니가 그렇게 여리여리하게 다니니까 감기도 걸리고 그러는 거다. 너 한 번만 더 골골거리고 아프면 내가 너 골로 보내!” ■ 매너는 기본이다 매너 없는 아저씨를 뜻하는 ‘개저씨’와 중년파탈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비자금을 조성해 자신의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온갖 악행을 일삼는 강석현도 사랑하는 여자 은수(최강희) 앞에서는 품위를 지켰다. 나직한 목소리로 기품 있게 말하고, 절도 있는 몸가짐으로 흐트러지지 않는다. 여자를 안을 때는 반드시 한 손은 머리를 감싼다. 최진언도, 이재한도 모두 그렇게 안는다. ■ 순애보를 지켜라 이재한은 첫사랑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하자 그가 표를 끊어뒀던 영화를 혼자 보며 오열한다. 아픈 몸으로도 차수현에게 달려간다. 최진언은 권력욕에 눈먼 아내를 보기 힘들어 헤어졌지만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고 한결같이 그를 생각했다. 돈과 권력에 눈멀었던 강석현은 은수 때문에 반성한다. ■ 가끔 귀여워야 한다 최진언은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한 전아내가 자신과 잠자리를 하지 않자 초등학생처럼 투정 부린다. 이재한은 숙직실에서 자다가 곰 같은 덩치에 이불을 둘러 덮고 나와 여심을 흔들었다. 까치집 머리가 포인트.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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