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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05 19:05 수정 : 2016.04.05 19:05

마이크

‘보컬 전쟁’ 등 지상파만 5개
케이블·종편 더하면 ‘수두룩’
노래 잘하는 가수 섭외전쟁
프로그램간 기싸움에 기획사 진땀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지면, 가수 기획사는 웃을까 울까? 설 무대가 많으니 웃어야 하는데, 울기도 한단다. 왜?

방송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간에 낀 기획사들이 방송사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정 방송사의 프로그램에는 안 나가면서 다른 방송사의 비슷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한 가수가 한 방송사의 음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같은 소속사 가수들이 모두 경쟁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 정지를 당했다는 얘기가 방송가에 공공연하게 나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일부 가수들을 보면 ‘너희는 출연 금지’라고 공식적으로 말하는 건 아닌데, 한동안 부르지 않는다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방영되고 있거나 곧 시작하는 지상파 음악 예능프로그램만 5개. <복면가왕>(문화방송),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한국방송2)에 이어 지난달 30일 시작한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에스비에스)에, 8일 <듀엣 가요제>(문화방송), 17일 <판타스틱 듀오-내 손안의 가수>(에스비에스)까지 가세하면 티브이에 노래가 넘실댄다.

케이블에 종합편성채널까지 포함하면 판은 더 커진다. <판타스틱 듀오> <듀엣 가요제>는 가수와 아마추어가 팀을 이뤄 노래하고, <신의 목소리>는 가수와 아마추어가 대결한다.

노래 잘하는 가수를 선점하려는 신경전은 이미 한창이다. <신의 목소리>는 박정현, 윤도현, 거미, 김조한, 설운도, <판타스틱 듀오>는 임창정, 이선희, 변진섭, 태양, 엑소, <듀엣 가요제>는 솔지, 정은지 등을 영입했다. 대부분 여러 방송사들의 뜨거운 구애 끝에 한 채널을 선택했다. 한 지상파 예능 피디는 “시작 단계여서 각 프로마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노래 잘하는 가수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머지않아 신경전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전 음악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아마추어들이 주인공으로 부각되면서 그들을 둘러싼 섭외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한 프로그램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듣고 노래를 잘해서 연락했더니 이미 비슷한 포맷의 다른 프로그램에서 연락왔다고 얘기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다른 프로그램보다 보석을 먼저 발굴하려고 제작진은 두배로 뛰어야 한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을 살핀 뒤 다른 영상을 요청하거나, 따로 만나 실력을 확인하는 식의 검증을 거친다. 전국에 있는 실용음악과나 실용음악학원 등에 문의하기도 한단다.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사이 기싸움도 만만찮다. <듀엣 가요제>와 <판타스틱 듀오> 둘 다 가수와 아마추어가 호흡을 맞추는 구성이다. 애초 파일럿 프로그램은 지난해 설 특집으로 선을 보인 <듀엣 가요제>가 먼저였지만, 정규편성은 <판타스틱 듀오>가 먼저 했다. 뒤늦게 <문화방송>도 <듀엣 가요제>를 정규편성했고, <에스비에스>는 <판타스틱 듀오>의 정규 편성 보도자료를 별도로 내는 등 서로 견제구를 날렸다. <문화방송> 쪽에선 ”<판타스틱 듀오>가 <듀엣가요제>의 포맷을 따라했고, <듀엣가요제> 파일럿을 맡았던 작가도 그대로 데려갔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온다.

방송사들의 신경전 속에 기획사들은 난감함을 호소하고 있다. “같은 포맷에서 섭외가 오면 모두 나갈 수도 없고, 어디만 나갔다는 미운털 박히고. 아 어째야 합니까.”

한 기획사 관계자는 “가수들이 설 무대가 많아져 좋아해야 하는데, 방송사 간 신경전으로 괜히 불똥이 튈까봐 조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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