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25 19:26
수정 : 2016.04.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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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 (경쟁 부문, 제리 로스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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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에서 탈핵까지, 환경영화들이 다루는 주제는 길고 광범위하다. 맹수진 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을 받아 최근 환경영화들의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3편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정부 맞선 그린피스의 반성·성찰이 생생
<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경쟁 부문, 제리 로스웰 감독)
1971년, 환경활동가 12명이 미국이 지하 핵실험을 진행 중이던 알래스카 서부의 아주 작은 화산섬 암치트카를 향해 길을 떠났다. 미 군함이 막아서는 바람에 목적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타고 가던 배는 그린피스라고 불리게 됐다. 그들이 직접 찍었던 16㎜ 필름으로 환경운동가들이 투사가 되어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영화에선 정부와 맞섰던 그들의 반성과 성찰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환경운동의 탄생을 보여주는 기록물로서의 가치도 있는 이 영화는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선댄스 영화제 등 여러 곳에서 수상, 상영됐다.
“침팬지에 시민권을” 법적 투쟁 실화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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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을 열고'(포커스-공존의 삶 부문, 크리스 헤지더스·D. A. 페니베이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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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을 열고>(포커스-공존의 삶 부문, 크리스 헤지더스·D. A. 페니베이커 감독)
밥 딜런의 <뒤돌아보지 마라>를 만들었던 크리스 페니베이커 감독은 현대 다큐 영화의 시작이라고 불린다. 페니베이커 감독은 최근 작품에서 동물권에 대한 혁신적인 제안을 담았다. 영장류 중에서도 지능이 가장 높은 침팬지에게 시민권을 주기 위한 한 변호사의 법적 투쟁을 그린 소재가 이색적이다.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이 소송은 1심과 2심에선 패하고 마침내 대법원에서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흑인과 여성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투쟁도 처음엔 이렇게 시작됐다.” 영화에선 동물권이 아닌 시민권을 주장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문화상품 동네의 운명, 젠트리피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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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한옥마을'(한국 환경영화의 흐름 부문, 김정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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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한옥마을>(한국 환경영화의 흐름 부문, 김정인 감독)
감독의 아버지는 전주한옥마을에서 한지로 사진을 인화하는 작은 가게를 운영했다. 그런데 한옥마을 덕분에 가게가 유명해지자 월세를 300%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함께 지역 문화를 일구어나가는 가게 주인들은 동네가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가게를 더 빨리 접어야 하는 모순된 운명이다. 아버지가 한옥마을에서 쫓겨나는 과정을 지켜본 감독은 서울의 인사동, 홍대 앞, 서촌 등 지역 자체가 문화상품이 된 동네들에서 같은 문제들이 반복되는 것을 관찰한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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