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오해영‘의 서현진. 사진 티브이엔 제공
|
‘또 오해영’에 녹아 있는 다섯가지 캐릭터
“왜 그런 애 있잖아, 자기 색깔이 없다고 할까. 인생이 좀 억울할 것 같은 애.” 이 대사를 듣는 순간, <또 오해영>을 ‘본방사수’ 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이름이 같은 죄로 고등학교 시절 내내 ‘예쁜’ 오해영(전혜빈)에게 치이기만 하던 ‘그냥’ 오해영(서현진)을 그냥, 꼭 안아주고 싶었다. 반장선거에 나란히 후보에 올랐다가 한 표를 얻은 일화에선 안쓰러워 죽을 지경이다. 그 한 표마저 자기가 자기 이름 쓴 거라는데. ‘해영아 괜찮아, 다들 그렇게 살아.’ 로맨틱코미디(로코) 드라마 <또 오해영>(티브이엔)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17일 방송된 6화는 시청률 6%(닐슨코리아 제공)를 돌파했다. <시그널> 초반 시청률을 따라잡을 기세다. 서른두살의 외식사업회사 대리 ‘그냥’ 오해영은 결혼 전날 신랑에게 차이고 집에서도 쫓겨났다. 투닥대던 ‘옆집 남자’ 박도경(에릭)과 사랑에 빠지려는 찰나, 그의 옛 애인 ‘예쁜’ 오해영이 나타났다. 에세이스트 박현주씨는 “흔한 로맨스 설정”이라면서도 “남하고 비교당하고 하찮아지는 경험은 웬만한 여자에게 다 있지 않나. 거기에 공감 포인트가 있다”며 인기 요인을 짚었다. 많은 이들은 <내 이름은 김삼순>(2005)과의 유사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특히 ‘생활연기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현실적인 여성을 연기하는 서현진과 ‘삼순이’ 김선아의 모습이 많이 겹친다. ‘착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털털하다. 외모는 평범하거나 중성적 매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김삼순이 이전의 청순가련형 캐릭터를 해체, 전복시킨 뒤 로코 여주인공들은 이 틀 안에서 조금씩 변주되며 반복되고 있다. 삼포세대의 현실을 녹여낸 <메리대구공방전>의 여주인공 황메리(이하나)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꿈을 놓치지 않는 억척 생활인으로 그려졌다. 서현진의 전작 <식샤를 합시다2>의 백수지나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역시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는 청춘 캐릭터로 나왔다.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공효진)은 화려한 연예계에 종사하지만 ‘비호감 연예인’으로 오랫동안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어딘가 짠하고 응원하고 싶은 불완전한 그들이 바로 현실 속 평범한 20~30대 여성이고 또 ‘그냥’ 오해영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오해영은 김삼순 이래 동세대 청춘들의 공감을 불러온 로코 여주인공 캐릭터의 총합판인 셈이다. 오해영 속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는 역대 로코 여주인공들에게 말을 걸어봤다. 또 다른 오해영들이 ‘그냥’ 오해영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건넨다.제1인격 상처 입은 소녀
|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공효진)
|
제2인격 ‘걸크러시’ 부르는 왕언니
|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삼순(김선아)
|
제3인격 ‘긍정왕’ 억척 생활인
|
‘메리대구공방전‘의 황메리(이하나)
|
제4인격 애환 많은 직장인
|
서현진의 전작 ‘식샤를 합시다2‘의 백수지(서현진)
|
제5인격 돌진형 연애주의자
|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