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7 22:16
수정 : 2005.10.2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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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봉 25주년 공연에 전도연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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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요? 보궐선거날 아니었나?”
“가수로서 날개가 다 부러졌을 때가 있었죠. 지금이야말로 가수가 된 것 같아요.”
1978년 대학가요제에서 낭랑한 콧소리로 ‘그때 그 사람’을 불러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던 가수 심수봉(50)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감회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최근 가수 데뷔 25돌 기념 앨범인 <심수봉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낸 데 이어 11월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연다.
26년 전인 79년 10월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박정희 대통령 사살사건 현장에 있었던 그는 한동안 시련을 겪었다. 그에게는 ‘그때 그 여인’이라는 딱지가 붙어 다녔다. 84년까지 방송출연도 금지당했다. “너무 억울했어요. 아마 저를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떠오르니까 저를 기피했을 거예요.” 하지만 대중들은 그를 잊지 않았다.
이날 회견에서도 심수봉은 10월26일에는 어떤 느낌이었느냐는 질문을 다시 받았다. “올해엔 ‘오늘이 보궐선거 날인가?’라는 생각이 들던걸요. 많이 변했죠.”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작사·작곡가이기도 한 그는 한동안 노랫말을 절망으로 채웠다. “‘비나리’란 노래부터 바뀌었죠. 이 노래 마지막에 ‘다시 또 눈물이면 안 돼요’라는 가사를 넣었죠. 지금 함께 사는 제 남편을 만났을 때 만든 거예요. 제일 좋아하는 건 ‘백만 송이 장미’고요. 사랑과 희망이 가득하잖아요.”
이번 공연에 대해 그는 “무대에 서 본 경험이 많지 않다”며 “피아노 연주뿐만 아니라 쇼 같은 요소를 보태 춤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울했을 때 힘이 돼 줬던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10집 <꽃>을 낸 그는 내년 5월께엔 트로트 앨범도 낼 예정이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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