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30 20:46
수정 : 2005.11.30 20:46
공동체 가치·약자 배려없는 경쟁구조 조명
신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공동체적 가치와 약자에 대한 배려를 도외시하는 ‘승자독식’의 우리 사회를 조명한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교육방송의 〈똘레랑스 차이 혹은 다름〉은 특별기획 5부작 ‘승자독식의 사회, 해법은 없는가’를 1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11시5분 내보낸다.
이 프로를 기획한 김병수 책임피디는 요즘 한국 사회에 대해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우리 사회는 마치 승자가 전리품을 독식하는 전쟁터와도 비슷하다”며, “오직 ‘성공’과 ‘결과’만이 평가되는 현실에서 ‘규칙’을 지키는 것은 무의미하며 공정한 게임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삶의 격전 현장에서 끝나지 않는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개인들, 승자보다 더 많은 수의 패자들, 그들 개인의 위기를 통해 전쟁터로 내몰며 전투를 선동하는 조직과 사회를 들여다보았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1일 전파를 타는 제1편 ‘경제, 삶은 곧 전쟁이다’(연출 김영상)에서는 치열한 경쟁만이 존재하는 각 부문의 사례들을 통해 마치 전쟁터와도 같은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다. 지난 4월 회사에서 해병대식 정신교육을 받다가 숨진 케이티의 한 중간간부 사건, 입찰 과정에서의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삼성SDS와 1년 넘게 싸우고 있는 한 중소기업 사례를 자세히 취재했다. 이와 함께 이런 사회의 한쪽에서 지역사회 모임을 통해 경쟁이 아니라 ‘돌봄’의 문화를 이끌어 가는 이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8일 방송되는 제2편 ‘대한민국 스포츠, 희망과 절망의 이중주’(연출 백진욱)는 인기 종목에 대한 승자독식의 그늘에 가려 대접받지 못하는 비인기 스포츠 종목의 현실을 파헤쳐 보고 그 문제점을 조명한다.
15일의 제3편 ‘서울, 서울, 서울’(연출 김민태)에선 전체 인구의 48%, 중앙행정기관의 84%, 대기업 본사 91%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서울 사람들조차 불편함을 느끼는데도 이런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원인과 현상을 파헤쳐 본다.
이어 22일 제4편 ‘한명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 살린다?’(연출 김필성)는 민주사회 시민 양성을 목표로 하는 우리의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에 내면화되고 구조화된 승자독식 현상과 이데올로기를 살펴보고, 그것이 어디서부터 유래됐는지를 추적해 본다. 나아가 승자독식을 주입하는 교육을 반대하는 교육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을 소개한다.
마지막 제5편 ‘그들만의 문화시대’(연출 김희득)에서는 대형 영화제작사들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특정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독과점하는 현실에서 문화적 빈곤층과 소수자를 배려하는 문화적 사회안전망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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