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03 21:16
수정 : 2005.02.03 21:16
영화
김기덕 ‘윤회’ 와 ‘구도’ 에 관해 묻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K2 밤 11시15분)=2003년에 나온 김기덕 감독의 9번째 영화로, 구도라는 소재를 우화 같은 구성으로 풀어간다. 산골의 절 한채와 그 주변으로 공간을 제한하고, 계절별로 시간대를 5개 단락으로 나눠 이어붙인다. 이 절에 동자승으로 들어왔다가 욕정을 못 이겨 절을 떠나고 죄까지 지은 뒤 다시 절을 찾아오는 스님의 성장기를, 적은 대사에 화면을 중심으로 이어간다. 김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잔혹하거나 보는 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구석이 많지 않으며, 미국 개봉에서 당시까지 한국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기록을 올리기도 했다.
산골의 호수 한가운데 위치한 절에 중년의 스님과 동자승 둘이 산다. 동자승이 절 밖으로 나가 장난을 치는데 물고기, 개구리, 뱀을 잡아 몸에 실을 묶어 돌을 매단다. 돌에 묶인 짐승들은 잘 움직이지 못한다. 스님이 그 모습을 보고는 밤에 동자승의 몸에 돌을 매단다. 다음날 동자승이 돌을 매달고 그 짐승들을 찾아가 보니 물고기와 뱀은 죽어 있다. 동자승은 서럽게 운다. 동자승이 10대 후반이 됐을 때 절에 요양 온 또래 여자와 정을 통한 뒤 여자를 못 잊어 절을 떠난다. 19살 이상 시청가. 임범 기자
isman@hani.co.kr
주목! 이 프로
정화가 가장 먼저 신대륙을 밟았다
1421 중국이 처음으로 신대륙을 발견했다?(디스커버리 밤 10시)=베스트셀러 작가 개빈 멘지스의 책 <1421 중국이 아메리카를 발견한 해>(1421 The Year China Discovered America)를 기초로 한 다큐멘터리. 멘지스는 이 책에서 중국 명대의 환관 출신 제독인 정화가 사상 최대의 목조 함대를 이끌고 콜럼버스보다 71년 전에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고 주장한다. 다큐는 이 놀라운 가능성을 짚어보고 15세기 초 정화 제독이 영락제의 명령으로 지휘하던 대규모 보물선단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본다.
정화는 이 함대를 이끌고 동반구 곳곳의 외떨어진 전초기지들을 항해하면서 주요 항구들을 건설하고 ‘중화’의 무역 반경을 이전보다 훨씬 크게 확장시켰다. 1421년 3월8일 정화는 바다를 넘어 야만인의 세계에 중국의 위엄을 전하라는 황제의 명령을 받아 함대를 이끌고 신대륙 탐사에 나선다. 1423년 10월 그들이 돌아왔을 때 황제가 쓰러진 중국은 정치·경제적 혼란기를 맞고 있었다. 배는 항구에 버려졌고, 중국인이 콜럼버스 전에 신대륙을 밟았다는 기록은 파괴됐다는 게 멘지스의 주장이다.
이 다큐는 멘지스가 생각하는 중국 함대의 항로를 따라서 아프리카에서 유럽을 거쳐, 카리브해와 미국 동부 해안까지 직접 답사해 본다. 또 재연과 광범위한 로케이션, 중국 함대를 설명하기 위한 혁신적인 컴퓨터 그래픽 모델을 사용하여 15세기 인도양을 지배하던 보물선 함대를 거느리고 초국가로 부상하던 중국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멘지스의 이론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들려준다.
군관 나대용은 파직 위기에 몰려
불멸의 이순신(K1 밤 9시30분)=군관 나대용은 새로운 배 발명에 정신이 팔려 군졸들에게 다음 날 훈련 사항을 전달하지 못한다. 이튿날 아침 훈련소에는 방답군만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방답군은 전체 기합을 받게 되고, 방답첨사는 나대용에게 격분하게 된다. 뒤늦게 판옥선 항진훈련에 참여하게 된 방답군. 가장 빨리 돌산도까지 왕복해야 하는 훈련이다. 격군들이 노를 젓고 있는 하갑판으로 쫓겨난 군관 나대용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해 보려고 방답군이 1등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한 계책을 세운다. 하지만 잘 해보려 했던 일이 이번에는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결국 방답첨사는 나대용을 옥에 가둔 뒤 파직시키겠다고 이순신에게 보고한다. 하지만, 판옥선 건조 건으로 좌수영 장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하는 자리에 옥방에 있어야 할 나대용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만나는 ’출가’ 의 감동
출가(M 아침 8시)=지난해 말 창사특집으로 방송됐던 MBC스페셜 <출가>의 기존 방영분에 새로 촬영한 분량을 더해 70분 분량으로 재편집했다. 2005년 1월 눈 덮인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선 20명의 초중고생들이 아주 특별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3기생으로 한달 간의 힘든 수행 과정을 견뎌야 한다. 이들이 출가를 한 이유는 무었일까? 지난해 창사특집 이후 올 1년치 단기출가 과정이 모두 차버리는 등 폭발적으로 쏟아졌던 반응도 함께 소개한다.
‘노동의 종말’ 저자 출연
특별좌담(S 아침 7시40분)=일자리 창출과 노동의 미래에 대해 <노동의 종말> 저자인 제레미 리프킨과 존 마틴 경제협력개발기구 고용노동사회국장, 서니 리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참석해 토론한다. 사회는 박훤구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맡는다. 토론자들은 한국이 저성장 고실업의 늪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일자리 충격과 고용불안을 해결할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 드림팀과 남자 전업주부
삼색토크 여자(교 저녁 8시10분)=‘레드코너’에서 퓨전드럼공연단 드럼웍스를 초대한다. 드럼웍스는 클래식과 테크노를 넘나드는 화려한 연주실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여성 5인조 드럼팀이다. 최근 상해, 홍콩 초청공연을 통해 현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드럼웍스의 파워풀한 공연과 함께 2005년의 힘찬 다짐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블루코너’에선 김전한(시나리오 작가), 오성근(주부), 차영회(주부) 등 앞치마 두른 남자들이 나와 유쾌한 수다를 떤다. 처음에는 스스로도 고정관념과 편견을 벗어던지기 힘들어 전업주부임을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살림을 하면서 여자를 훨씬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는 이들. 이제는 남자 전업주부에서 더 나아가 프로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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