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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리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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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내셔널갤러리나 테이트모던 등 공립미술관들은 무료이며 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한 찰스 사치가 운영하는 사치 갤러리의 입장료는 9파운드(1만7천700원)다. 사치 갤러리는 철저히 상업적인 갤러리이면서도 90년대 중반부터 영국의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을 적극 지원해 영국 런던을 뉴욕에 버금가는 현대미술의 메카로 이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움이 이처럼 외국의 유명미술관도 비교해도 비싼 관람료를 책정한 데 대해 일반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리움은 국가와 국민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다수의 문화재급 소장품을 소장하고 있는 만큼 관람을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크게 부담되지 않는 관람료를 내고 일반 국민이 자유롭게 감상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리움의 소장품 중에는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국보 133호), '고려 금동대탑'(국보 213호), '고려 불화 아미타삼존도'(국보 218호) 등 국보 25점과 보물 35점이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UBS은행이 최근 모마에 소장품 44점을 기증했거나 기증키로 약속했다는 소식은 기업 미술품 투자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점에서 좋은 선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UBS은행도 다른 기업들처럼 70-80년대 미술품 투자에 나서면서 무려 2천600여점의 소장품을 확보했다. 은행의 부자고객을 제외하면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소장품 가운데 900점이 현대미술품이다. 이중에는 현재 사간동의 갤러리 현대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와 토마스 스트루스는 물론이고 게르하르트 리히터,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라우센버그, 앤디 워홀, 루시안 프로이드, 네오 라우흐, 데미안 허스트, 에드워드 루샤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작가의 작품들도 포함돼 있다. 이 소장품들은 UBS와 UBS가 2000년 인수한 파인웨버 그룹의 도널드 매론 회장이 사들인 것으로 UBS 취리히 본사의 프라이빗 뱅킹 코너 등을 장식해왔다. 그동안 부자 고객에게만 소장품 감상 기회를 주었던 UBS은행은 최근 소장품 활용에 고심하던 터에 모마에 44점을 기증하고 30여점을 대여해줌으로써 UBS 소장품의일부를 일반인들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4일부터 4월 25일까지 모마에서 열리는 `현대의 표현-UBS 소장미술품전'에 출품될 작품은 워홀의 실크스크린기법의 판화 `제임스 케그니'를 비롯해 작가 51명의 회화와 조각, 사진, 드로잉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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