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6부작 다큐멘터리 ‘마음’
미식축구를 하다가 부상해 하반신이 마비된 매튜 네이글 씨는 의자에 앉은 채로 TV채널을 바꾸고 컴퓨터 상에 그림도 그린다. 머리로 "무엇을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저절로 눈앞에서 현실화된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그의 뇌의 꽂힌 컴퓨터용 칩 때문이다. 칩은 뇌의 전기신호를 파악해 그의 의지를 읽은 후 컴퓨터로 보낸다. 신호를 받은 컴퓨터는 이를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뇌의 전기신호가 곧 우리의 마음일까. 15일부터 6주간 매주 일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하는 KBS 1TV 'KBS 스페셜' '마음'은 막연한 개념으로만 여기던 마음의 실체에 과학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한 다큐멘터리. 연출을 맡은 이영돈 PD는 10일 열린 시사회에서 "추상적인 마음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끔 계량화하려 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 PD는 "마음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면 사회 곳곳에서 생기는 갈등을 서로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편안한 마음과 용서 등 우리 사회에 필요한 마음은 어떤 것인지 알아봤다"고 밝혔다. 이날 시사회를 통해 소개된 1편 '마음, 몸을 지배하다'는 2~5편에 대한 도입부 형식으로 마음이 도대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우리 몸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오이를 싫어해서 먹으면 구토까지 하던 사람이 마음의 변화를 통해 쉽게 오이를 먹는 과정, 뇌에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이 외부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간질 증세를 보이는 장면 등 뇌와 마음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를 담고 있다. 1편에서 특히 돋보인 것은 컴퓨터그래픽. 책상 앞에 앉은 사람의 모습이 서서히 해골 형태로 변하면서 움직이거나 뇌 속으로 카메라가 뛰어드는 듯한 이미지가 신선했다. 이를 위해 KBS 특수영상팀의 이미경 씨 등 7명이 7개월 넘게 작업에 매달렸다. 또 HD(고화질) 카메라로 촬영한 데다 음향도 돌비디지털 5.1으로 녹음해 사운드와 영상이 뛰어난 편이다. 22일에는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가 방송되고, 29일에는 무의식이 우리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 분석하는 '무의식에 새겨진 마음을 깨우다'가 마련된다.2월5일 '기억을 버려라', 2월12일 '편안한 마음이 좋습니다', 2월19일 '당신을 용서합니다' 편에서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편안한 마음을 갖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 등이 소개된다. 이 PD는 "매회 우리가 주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넣으려고 애썼다"며 "시청자들은 '욕심에 치를 떨지 않고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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