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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31 21:51 수정 : 2006.01.31 21:51

<아가야! 엄마한테 와주서 고맙다> 녹음 장면.

29일 방송된 KBS 3라디오 ‘아가야! 엄마한테 와주서 고맙다’


설연휴에 온가족이 웃고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된 특집 프로그램과 달리, 장애인 산모들의 힘겨운 삶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게 하는 라디오 프로가 방송돼 청취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한국방송 3라디오(AM 639KHz)가 29일 오후 6~7시 방송한 설 특집 <아가야! 엄마한테 와 줘서 고맙다>(연출 주미영)가 화제의 프로이다. 라디오 드라마 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는 장애여성들의 모성권이 존중돼야 하며,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호소력있게 전달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여성에게 갖는 고정관념 가운데 하나가 여성 장애인들은 결혼하기도 힘들고,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는 장애여성들이 장애와 육아라는 이중고를 극복하며 삶을 아름답게 꾸려 나가는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담아 비장애인들의 통념을 깨주었다.

이 프로에는 임희정·정경숙·박정숙·정희정씨 등 장애여성 4명이 출연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성프란치스코 장애인종합복지관이 개최한 ‘2005 여성장애인 임신출산 체험수기 공모전’에 응모한 주부들이다.

이들은 “몸도 아픈데 어떻게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를 하겠느냐”며 결혼과 출산을 말리는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편견이 가장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근육병을 앓는 임희정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했을 만큼 극심한 부모의 반대에 부닥쳤던 경험을, 지체장애1급인 정경숙씨는 결혼을 반대한 부모가 참석하지 않아 눈물의 결혼식을 올린 사연을 들려 주며,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성원이 장애여성들이 새 인생을 출발하는 데 가장 큰 응원이 될 거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소중한 아기를 얻고 기뻐하는 마음도 잠시,육아는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현실이었다. “제가 애를 업지도 안지도 못하니까 기어다니면서 아기랑 함께 울며 키웠어요. 똥을 싸면 바구니 같은 데 아기를 앉혀 밀고 가서 씻겼었요. 애를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에 나 아플 겨를이 없었어요.” 지체장애2급 정희정씨는 강인한 모성애로 두 자녀를 건강하게 키워 낸 얘기를 들려줬다.

가난과 장애 속에서 눈물겹게 아이를 키우는 장애여성들의 사연과 함께, 이 프로는 장애여성 산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정책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귀경길 승용차에서 가족과 함께 이 방송을 들었다는 이수정 주부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장애여성들의 결혼과 출산, 육아문제를 진지하고 현실성있게 접근한 프로였다”고 호평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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