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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9 18:02 수정 : 2006.04.19 18:30

스파이크 리 감독의 스릴러
조디 포스터 연기변신 눈길

‘인사이드 맨’

깔끔한 범죄 영화 한편이 21일 개봉한다.

스파이크 리 감독에 덴젤 워싱턴, 클라이브 오웬, 조디 포스터, 크리스토퍼 플러머, 윌리엄 데포 등 배역이 화려한 <인사이드 맨>은 총격전과 육탄전이 오가는 하드한 액션물의 분위기로 시작한다. 그러더니 조금씩 목에 힘을 풀면서, 액션 대신 범행 방법과 범행 동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해 간다. 마침내 영화는 <스팅>이나 <오션즈 일레븐>처럼 사상자도 없고, 선의의 피해자도 없는 통쾌하면서도 상큼한 범죄영화로 마무리한다.

뉴욕의 한 은행에 무장강도들이 침입한다. 4~5명 되는 이 강도들은 모두 똑같은 복장에 똑같은 가면을 쓰고서, 은행 안의 직원과 손님들을 인질로 잡아 은행 안 여러 방에 나눠서 가둔다. 특이한 건 인질들에게도 자신들과 똑같은 복장, 가면을 입히고, 절대 가면을 벗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한 방에서 인질 한 명을 끌어내고, 다른 인질을 집어넣는 방식으로 인질들의 조합을 뒤섞기도 한다. 이게 어떤 효과를 낳을지, 머리가 좋으면 유추해낼 수도 있다.

영화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이들의 범행 동기이다. 돈을 털려고 온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뜻밖의 행동을 보인다. 무엇보다 이 은행의 본점 대표이자 뉴욕 금융계 거물인 아더(크리스토퍼 플러머)의 태도가 이상하다. 그는 이 은행 개인 금고 안에 자신이 보관해 놓은 어떤 물품들이, 강도들의 범행으로 인해 외부에 탄로나는 것을 막으려 한다. 급기야 전문 로비스트이자, 상류층들을 고객으로 이런저런 문제를 해결하는 매들린(조디 포스터)을 고용한다. 은행이 털리든 말든 아더의 관심은 오직 그 개인 금고 속 물품에만 있다. 그런데 강도들은 그 물품의 존재를 알고 있다.

여기서 어느쪽이 좋은 편이고, 어느 쪽이 나쁜 편인지에 대한 단서를 주는 건 이 사건을 맡은 뉴욕 경찰 키쓰(덴젤 워싱턴)와 매들린의 태도 차이이다. 키쓰는 장물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경찰청의 내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지만, 이 사건을 처리하는 태도를 보면 신뢰가 간다. 매들린은 뉴욕 시장까지 동원해 키쓰에게 압력을 행사한다. 영악하고 오만하고, 빈틈없어 보이는 매들린 역의 조디 포스터의 연기도 훌륭하거니와, 이 캐릭터와 서민적인 키쓰의 캐릭터가 부닥치면서 서로 사건을 둘러싼 좋은 편과 나쁜 편을 대리하게 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인사이드 맨>은, 어떨 때는 과잉으로 보일 만큼 집요하게 사회 문제를 파고 들었던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라고 볼 만한 특별한 구석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아주 가끔씩 대사에 인종 문제에 대한 하소연과 논쟁이 들어가는 게 전부다. 그러나 구성이 치밀하고, 캐릭터의 개성도 살리면서 반전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있는 이 영화라면 크게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어 보인다.


임범 기자 isman@hani.co.kr

사진 무비앤아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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